|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마디게 자라는 식물]
안녕하세요.
제가 일하는 농촌진흥청에는 농업관련 전문가 들이 많습니다. 벼, 콩, 사과, 보리, 농약, 수박, 채소, 소, 말, 바이오에너지, 농촌생활, 기계 따위를 전공으로 공부하신 분들이 모여 있습니다. 농업 문제는 뭐든지 해결할 수 있습니다. ^^* 이분들은 전공이 이렇게 다르다 보니 책상 앞에 두는 식물도 다릅니다. 저 같은 기계쟁이는 책상 위에 꽃이 없고, 벼나 콩을 다루는 분들의 책상 위에는 항상 식물이 자랍니다. 그것도 무럭무럭 잘 자랍니다.
농약을 전공한 사람 앞에 꽃을 두면 마디자라는데, 콩을 전공한 사람 앞에 그 꽃을 두면 잘도 자랍니다. 참 신기합니다. 사람의 기가 통하는지...^^*
오늘은 '마디다'는 낱말을 소개해 드릴게요. 그림씨(형용사)로 "자라는 속도가 더디다."는 뜻입니다. 나무가 마디게 자라다처럼 씁니다. "쉽게 닳거나 없어지지 아니하다."는 뜻도 있습니다.
앞에서 푼 대로 제 앞에서는 마디 자라던 꽃도, 식물을 다루는 사람 앞에만 가면 무럭무럭 잘 자랍니다. 아마도 식물도 사람의 마음을 읽나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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