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불이 아니라 달러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치 경향신문 11면 아래를 보면, "미국인 5.3% 월 205弗로 '연명'"이라는 꼭지의 기사가 있습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702251834441&code=970201 오늘은 이 弗을 좀 보겠습니다.
예전에 보낸 편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지금도 유럽을 구라파라고 하는 사람이 있고, 낭만(浪漫)의 말뿌리가 뭔지 모르고 쓰는 분이 계십니다. 안타깝습니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두고 왜 그런 엉터리 말을 만들어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미국 사람들이 자기네 나라 돈을 나타낼 때 Dollar에 $라는 단위를 만들어서 쓰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파운드를 £로 쓰고, 일본은 엔을 ¥로 씁니다. 돈의 단위를 그렇게 쓰는 것은 좋습니다. 그걸 뭐라는 게 아닙니다.
미국의 $를 보고 일본 사람들이 이 $와 비슷한 한자에서 찾은 것이 弗입니다. 소리가 비슷해서 따온 게 아니라 글자 모양이 비슷해서 가져온 것입니다. 그 밖에 아무런 뜻도 없습니다. 일본에서는 $를 弗이라 쓰고 ドル[도루]라고 읽습니다. 이것을 가져가다 우리는 '불'이라고 읽습니다. 참으로 낯뜨거운 일입니다. 그냥 '달러'라고 읽으시면 됩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언론에서 그런 '불'을 쓴다는 겁니다. 그러면 안 됩니다.
경향신문에서 그 기사 바로 밑에, "日 위성 감시체계 시동..."이라는 꼭지의 기사가 있는데, '1m급'이라고 썼네요. 600km라고 썼고... m나 km는 필기체로 쓰면 안 됩니다.
신문은 단 한 자도 틀리면 안 됩니다. 왜냐고요? 바로 저 같은 사람들은 신문에 나온 것은 다 옳은 것으로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틀리면 안 됩니다.
오늘 경향신문에서 쫓아올 것 같아 저는 나주로 도망갑니다. ^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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