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29] 우리말) 싸다와 쌓다

조회 수 7017 추천 수 0 2013.10.29 09:16:43

먼저, '쌓다'는 "여러 개의 물건을 겹겹이 포개어 얹어 놓다."는 뜻을 지닌 움직씨(동사)입니다.
'싸다'는 같은 움직씨이지만 "물건을 안에 넣고 보이지 않게 씌워 가리거나 둘러 말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보면 싸다와 쌓다를 가르는 게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는 볼일이 있어 진주에 있는 경상대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학교에 들렀는데,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둘러싸인 교정이 참 멋지더군요.
올 가을에 단풍놀이를 못 갔는데 경상대학교에서 그 한(?)을 좀 푼 것 같습니다.

오늘은 '싸다'와 '쌓다'를 갈라보겠습니다.
먼저, '쌓다'는 "여러 개의 물건을 겹겹이 포개어 얹어 놓다."는 뜻을 지닌 움직씨(동사)입니다.
'싸다'는 같은 움직씨이지만 "물건을 안에 넣고 보이지 않게 씌워 가리거나 둘러 말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보면 싸다와 쌓다를 가르는 게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뭔가를 겹겹이 쌓아 올릴 때는 '쌓다'이고,
둘러서 감싸거나 둥글게 에워싸는 것은 '싸다'입니다.

하루 일터에 나오지 않았더니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네요.
오늘은 제 옆이 온통 서류 뭉치로 둘러싸여있겠네요.
빨리 마치고 단풍으로 둘러싸인 가까운 산에나 가볼까 합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자막 틀린 거 몇 개]

될 수 있으면 텔레비전 자막을 꼬집지 않으려고 하는데...
오늘도 그냥 넘어갈 수 없네요. ^^*

지난 설날,
1.
2월 17일 6:20분 KBS2에서 '일가견'이라는 낱말을 썼습니다.
일본에서 一家見이라 쓰기도 하고,
一見識이라고 쓰며 いち-けんしき[이찌갱시끼]라고 읽는 이 낱말은
'한가락'이라고 쓰시는 게 좋습니다.

2. 
2월 17일 6:52분 TYN에서 '결실을 맺다'는 말을 했습니다.
결실(結實)은 식물이 열매를 맺거나 맺은 열매가 여물다는 뜻이므로 
뒤에 '맺다'를 붙이면 안 됩니다.
결실은 본다고 해야 맞고,
더 좋은 말은 '열매를 거두다'입니다.

3.
2월 17일 7:45분 SBS에서 '고스트 비젼'이라는 자막을 내 보냈습니다.
우리말 외래에 표기법에 따르면,
ㅈ과 ㅊ 다음에 이중 모음을 쓰지 않습니다.
따라서
텔레비젼이 아니고 텔레비전이며,
쥬스가 아니고 주스고,
챤스가 아니고 찬스며,('기회'로 다듬은 말입니다.)
비젼이 아니고 비전입니다.

4.
2월 17일 저녁 9:04분 KBS 9시 뉴스에,
"뒤에서 오는 차와 충돌했다"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충돌'은 이 차는 가고 저 차는 오면서 서로 맞부딪치는 것이고,
'추돌'은 이 차와 저 차가 같은 방향으로 가면서 뒤에 가는 차가 앞에 가는 차 꽁무니를 들이받은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뒤에서 오는 차와는 '충돌'이 아니라 '추돌'한 것입니다.

5. 
참존화장품 광고에서
'맛사지'라는 낱말이 보이더군요.
massage의 한글 표기는 '맛사지'가 아니라 '마사지'입니다.

여러분 지금 이런 생각 하시죠?
"너는 얼마나 잘나서 이렇게 텔레비전에 나오는 자막이나 꼬집냐?"라고......

저는 더합니다.
어제 제가 정초부터 대형 사고를 쳤습니다.
보도자료를 쓰면서
'172백만 원'이라고 써야 할 것을
'172억 원'이라고 써서 무려 100배나 뻥튀기를 해 버렸습니다.
그걸 모르고 여기저기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다 뿌렸죠.
나중에 그걸 찾아내서 고치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꾸중은 꾸중대로 듣고, 창피는 창피대로 다 당하고......

제가 하는 짓이 이렇습니다.
그러니 굴퉁이라는 말이나 듣고 살죠.
바사기, 득보기, 멀건이, 멍추, 부기, 쑥, 제웅, 째마리...
이게 다 저의 별명입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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