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늘도 춥다고하네요.
오늘은 한글학회와 한글문화연대 학술위원이신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고자 합니다.
우리말 날짜 헤아리기_성기지 학술위원
우리는 흔히 ‘금요일’을 ‘금요일날’로 말하거나 ‘8일’을 ‘8일날’로, ‘30일’을 ‘30일날’로 말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다. 그저 ‘금요일’이나 ‘30일’이라 하면 되는 것을 왜 ‘금요일날’, ‘30일날’로 말하는 버릇을 갖게 되었을까?
이는 우리의 전통적인 날짜 가리킴말에서 옮아 온 것이다. 비록 한자말 ‘일일, 이일, 삼일, …’에 밀려나긴 했지만, 우리 선조들은 ‘초하루, 초이틀, 초사흘, …’이라 말했다. 이를 달리, ‘초하룻날, 초이튿날, 초사흗날, …’이라 말하기도 했는데, 바로 이 때문에 ‘일일, 이일, 삼일’이라 말할 때에도 ‘일일날, 이일날, 삼일날’로 잘못 말하게 된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는 날짜를 상대적으로 가리킬 때에는 ‘오늘, 내일, 모레, 글피, 그글피, 어제, 그제, 긋그제, …’와 같이 고유어를 지켜서 쓰고 있지만, 절대적 가리킴말에서는 고유어들이 차츰 힘을 잃어 가고 한자말들이 거의 굳어져 가고 있다. 예전에는 ‘초하룻날, 초이튿날, 열하룻날, 열이튿날’처럼 말했었지만, 지금은 흔히 ‘일일, 이일, 십일일, 십이일’처럼 말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말 날짜 세기에서, ‘일일’(1일)부터 ‘이십구일’(29일)까지는 ‘초하루, 초이틀, …, 스무아흐레’처럼 말하지만, ‘삼십일’(30일)은 ‘서른날’이 아니라 ‘그믐날’이라 한다. 또한, 1일부터 9일까지의 우리말은 ‘하루, 이틀, 사흘, …, 아흐레’가 아니라, ‘초하루, 초이틀, 초사흘, …, 초아흐레’라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흔히 이삿날을 택할 때, ‘손 없는 날’을 가려서 정한다. ‘손 없는 날’은 음력으로 날짜를 셀 때, 아흐레와 열흘이 들어간 날(9, 10, 19, 20, 29, 30)을 가리킨다. 이때의 ‘손’은 날수를 따라 네 방위로 돌아다니면서 사람의 활동을 방해한다는 귀신이다.
음력으로 한 해의 열한 번째 달을 ‘동짓달’, 한 해의 마지막 달을 ‘섣달’이라고 한다. 정월 초하룻날을 ‘설날’이라고 하는데, 이는 ‘섣+날’이 변한 말이다. 전통적인 우리말 날짜 세기로 ‘섣달 그믐날’이라고 하면, 음력 12월 30일을 가리킨다. 한 해의 마지막 달을 ‘섣달’이라 하고, 30일은 ‘그믐날’이라 한다. 우리 선조는 이처럼 음력으로 그 해의 12월 말일을 ‘섣달 그믐’으로 불러 왔다. 그러니까 섣달 그믐날의 바로 다음날이 정월 초하루이고, 이 날이 음력 설날이다.
고맙습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