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저희 집 애들은 참 띠앗이 참 좋습니다]
주말 잘 보내셨나요? 오늘은 오랜만에 저희 집 아이들 이야기 좀 할게요.
아시는 것처럼 저는 네 살배기 딸과 두 살배기 아들이 있습니다. 어제는 애들과 함께 이천 누나 집에 가서 김장을 도와드리고 덕분에 김치 몇 포기 얻어왔습니다. 저는 밖에서 김장독 묻을 구덩이를 파고, 아내는 안에서 김장을 돕는데 애들은 둘이서 배추를 뜯고 흙에서 뒹굴면서 잘도 놀더군요. 찬찬히 보고 있노라면, 누나가 동생을 그느르는 것이 보통이 아닙니다. (그느르다 : 돌보고 보살펴 주다.) 그럴 때 보면 딸내미가 참 듬쑥하고 너볏합니다. (듬쑥하다 : 됨됨이가 가볍지 않고 속이 깊게 차 있다.) (너볏하다 : 몸가짐이나 행동이 번듯하고 의젓하다.)
언젠가 밖에서 둘이만 집을 찾아가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마땅히 저는 뒤에서 바람만바람만 따라갔죠. (바람만바람만 : 바라보일 만한 정도로 뒤에 멀리 떨어져 따라가는 모양) 누나가 동생의 손을 꼭 잡고 잘도 찾아가더군요. 집에서는 동생을 구박해도, 어른이 없으면 동생을 참 잘 챙깁니다. 그런것을 보면 저희 집 애들은 띠앗이 무척 좋습니다. (띠앗 : 형제자매 사이의 두터운 정) 그런 정이 평생 가도록 잘 키우고 싶습니다.
보태기) 여기에 쓴 낱말은 모두 국어사전에 있는 겁니다. 고어가 아닙니다. 상황에 맞게 부려쓰면 좋을 아름다운 우리말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