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새벽부터 눈이 내리네요. 눈 치우러 좀 일찍 나왔습니다. 제가 조금 고생하면 남들이 안전하게 편하게 일터에 나올 수 있잖아요. ^^*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학술위원이신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건달, 놈팡이, 깡패는 다국적 언어_성기지 학술위원
우리는 잘 느끼지 못하고 있겠지만, ‘건달’이나 ‘놈팡이’, ‘깡패’ 같은 말들은 모두 외국말의 영향으로 생겨난 말들이지 본래의 우리말이 아니다.
‘건달’이란 말은 불교 용어라고 할 수 있다. 불법을 수호하고 있다는 여덟 신장 가운데 하나인 ‘건달바(Gandharva)’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따라서 이 ‘건달바’는 우리말이나 한자말이 아니라 고대 인도어라고 할 수 있다. 건달바는 음악을 맡아보는 신으로,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노래만 즐기기 때문에,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놀거나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을 ‘건달’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 건달 앞에 다시 빈손이라는 뜻을 가진 백수를 붙여서 ‘백수건달’이라 하면, “돈 한 푼 없이 빈둥거리며 놀고먹는 건달”을 가리키게 되는 것이다.
건달을 낮춰서 말하는 속어가 바로 ‘놈팡이’이다. 놈팡이는 “직업이 없이 빈둥거리며 노는 남자”를 조롱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건달이 고대 인도어인 산스크리트어에서 온 말이라면, 놈팡이는 독일어에서 비롯한 말로서, “부랑자, 실업자”를 뜻하는 독일어 ‘룸펜(Lumpen)’이 원어라고 한다. 이 말이 일본에 흘러들어가서 일본어 사전에 “직업 없이 빈둥거리는 남자”라는 뜻으로 올라갔는데, 다시 일제강점기에 우리한테 전파되어 ‘놈팡이’로 변하게 되었다고 한다.
건달이나 놈팡이와는 달리 범죄 조직이라 할 수 있는 ‘깡패’는 “폭력을 쓰면서 행패를 부리는 무리를 낮추어 부르는 말”이다. 이 말은 영어의 ‘갱(gang)’과 한자말 ‘패(牌)’가 합쳐져서 생겨난 말이다. ‘패’라는 말은 “함께 어울려 다니는 사람의 무리.”라는 뜻으로 쓰이는 한자말이다. ‘건달’이나 ‘놈팡이’, ‘깡패’는 모두 알고 보면 각각 인도와 독일, 미국에서 들어와 우리말에 녹아든 다국적 언어라고 볼 수 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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