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05] 우리말) 오뎅과 돈가스

조회 수 4186 추천 수 0 2014.02.05 11:36:21

돈가스는 영어의 '포크커틀릿(pork cutlet)'에서 온 말입니다.
이를 일본에서 돼지고기를 뜻하는 '포크' 대신에 돼지 돈(豚) 자를 쓰고 그 뒤에 커틀릿의 일본어 발음인 'カツレツ[까스레스]'를 덧붙여 '돈까스'라는 해괴망칙한 낱말을 만든 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예전에 보낸 편지로 우리말 편지를 갈음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어제는 어머니와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어제는 참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제가 일하는 농촌진흥청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거든요.
아들이 일하는 곳에 오셔서,
아들이 먹는 밥을 
아들과 함께 먹고,
아들이 일하는 사무실에 들러,
동료와 함께 잠시 이야기도 나누다 가셨습니다.
아마도 밖에서 거창하게 드시는 점심보다 아들과 함께 드신 식판에 담은 밥이 더 맛있으셨을 겁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모르지만... ^^*

어머니가 오셨을 때
이왕이면 밑반찬이 좋게 나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필 어제는 어묵국(1)에 돈가스(2) 한 조각과 샐러드(3)가 다였습니다.
괜히 제가 죄송스럽더군요.
그래도 어머니는 
'찬은 별로지만 쌀이 좋은지 밥맛이 좋다.'고 하시면서 웃으셨습니다.
거기에 찬까지 좋았으면 어머니가 걱정하지 않으셨을텐데...
만날(4) 그렇게 점심을 때우는 줄 알고 걱정하셨나 봅니다.

내일은 어머니가 또 병원에 가시는 날입니다.
새벽에 모시고 가서 피 빼고 오전에 진료받으셔야 하는데,
결과가 잘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어머니 생각하시면서 기분 좋게 보내세요.

보태기)
1. 어묵국
생선의 살을 뼈째 으깨어 만든 어묵으로 국을 끓은 것을 두고 오뎅국이라고 하는 분이 있습니다.
오뎅은 일본말 お-でん[오뎅]에서 온 말입니다.
일본어 사전에서 お-でん을 찾아보니 '곤약을 꼬치에 꽂아 된장을 바른 식품.'이라고 나와 있네요.
사실 일본에서 말하는 '오뎅'과 '어묵'이 같은 것은 아닙니다.
어묵은 생선살을 으깨 묵 형태로 만든 것이고,
오뎅은 어묵과 무·'곤약' 따위 재료를 꼬챙이에 꿰어 장국에 익힌 음식입니다.
어묵으로 오뎅을 만드는 거죠.
오뎅국을 어묵국이라고 하는 게 좋지만, 어묵국도 아직 국어사전에 오르지 못한 낱말입니다.
1-1.
'곤약'도 일본말 찌꺼기 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곤약을 다듬은 말로 '우무'가 나와 있네요.

2. 돈가스
돈가스는 영어의 '포크커틀릿(pork cutlet)'에서 온 말입니다.
이를 일본에서 돼지고기를 뜻하는 '포크' 대신에 돼지 돈(豚) 자를 쓰고
그 뒤에 커틀릿의 일본어 발음인 'カツレツ[까스레스]'를 덧붙여 '돈까스'라는 해괴망칙한 낱말을 만든 겁니다.
그게 우리나라에 건너와 '돈까스'가 된 거죠.
그러나 이마저도 '돈까스'가 아니라 '돈가스'입니다.
우리말에서 외래어에는 된소리를 써서 적지 않거든요.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돈가스를 올려놓고 '돼지고기 튀김', '돼지고기 너비 튀김', '돼지고기 너비 튀김 밥'으로 다듬었다고 나와 있습니다.
좀 억지가 있어 보이죠?
2-1.
'말할 수 없이 괴상하고 야릇함'이라는 뜻의 낱말은 해괴망칙이 아니라 해괴망측(駭怪罔測)입니다.


3. 샐러드
샐러드는 영어 salad입니다. 
이를 일본에서 サラダ 라고 쓰고 [사라다]라고 읽습니다.
마땅한 우리말이 없는 서양음식이므로 
이는 그냥 샐러드라고 읽고 쓰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설마 이걸 '야채 사라다'라고 하지는 않으시겠죠?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5125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0583
1596 [2009/12/16] 우리말) 개사료와 개밥 id: moneyplan 2009-12-16 4219
1595 [2016/07/22] 우리말) 도쿠리, 도꾸리, 도꼬마리 머니북 2016-08-10 4218
1594 [2014/06/11] 우리말) 문문하다 머니북 2014-06-11 4217
1593 [2013/07/24] 우리말) 영계로 복달임 머니북 2013-07-24 4217
1592 [2011/03/03] 우리말) 놀라다와 놀래다 moneybook 2011-03-03 4217
1591 [2013/04/11] 우리말) '야식'은 '밤참'으로 머니북 2013-04-11 4216
1590 [2012/06/22] 우리말) 암호같은 복지 용어 머니북 2012-06-22 4216
1589 [2011/12/28] 우리말) 술값 각출 머니북 2011-12-28 4216
1588 [2017/05/25] 우리말) 우와기와 한소데 머니북 2017-05-26 4215
1587 [2012/07/26] 우리말) 바통/배턴/계주봉 머니북 2012-07-26 4215
1586 [2011/06/28] 우리말) 댓글 소개 머니북 2011-06-28 4215
1585 [2017/08/16] 우리말) 달걀과 계란 머니북 2017-08-18 4214
1584 [2009/02/08] 우리말) 월파와 달물결 id: moneyplan 2009-02-09 4214
1583 [2009/08/12] 우리말) laon id: moneyplan 2009-08-14 4213
1582 [2007/02/21] 우리말) 텔레비전 자막 틀린 거 몇 개 id: moneyplan 2007-02-21 4213
1581 [2014/10/06] 우리말) 얌치 같은 계집애?-성기지 학술위원 머니북 2014-10-06 4212
1580 [2014/08/22] 우리말) 빨간색/빨강색 머니북 2014-08-22 4212
1579 [2013/07/22] 우리말) 노느다와 나누다 머니북 2013-07-22 4211
1578 [2012/12/10] 우리말) 영어 교육2 머니북 2012-12-10 4211
1577 [2013/10/22] 우리말) 인사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머니북 2013-10-22 4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