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13] 우리말) 막연하다/막역하다

조회 수 4433 추천 수 0 2014.02.13 11:42:33

'막연하다'는 그림씨(형용사)로 갈피를 잡을 수 없게 아득하다, 뚜렷하지 못하고 어렴풋하다는 뜻입니다.
'막역하다'도 그림씨로 "허물이 없이 아주 친하다."는 뜻입니다.

안녕하세요.

1. 어제 편지를 보시고 여러분이 전화나 이메일을 주셨습니다.
끌려가면 안 된다고 하시는 분, 제 입장을 확실하게 밝히라는 분 등….

저는 한자보다는 순우리말을 써야 한다고 봅니다. 그것도 일부러 찾아서 쓰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아는 게 많지 않아 모든 한자 낱말을 그 뜻에 어울리는 순우리말로 바꿀 수 없고,
어떤 한자가 일본에서 만든 것인지 중국에서 만든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될 수 있으면 한자를 가름할 우리말을 찾으려는 노력은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잊혀가는 우리 말을 살려쓸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2. 어제저녁에 친구를 만났습니다. 여러 명 모이는 자리에 늦게 연락받고 함께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분이 저를 소개하면서, 자기와 저는 '막연한 사이'라고 하더군요.
'막역한 사이'라고 해야 하는데, 반가운 마음에 말이 헛나온 것 같습니다. ^^*

'막연하다'는 그림씨(형용사)로 갈피를 잡을 수 없게 아득하다, 뚜렷하지 못하고 어렴풋하다는 뜻입니다.
'막역하다'도 그림씨로 "허물이 없이 아주 친하다."는 뜻입니다.
막역한 관계, 막역한 친구, 이 친구와 나는 아주 막역한 사이이다처럼 씁니다.

친구는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만나도 반갑습니다.
특히나 허물없는 친구를 만나면 더더욱 기쁩니다.

오늘은
자주 보지 못하는 막역한 친구에게 전화 한번 해보시는 게 어때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저축하다'는 뜻의 순우리말은 '여투다'입니다]

연휴 잘 보내셨나요?
저는 해남, 광주, 담양, 구례 등지를 식구와 함께 싸돌아 다니다 왔습니다.
무려 1,000km를 달렸네요. ^^*

해남에 어머니를 모셔다 드리고 올라오는 길에,
고향 선배님이 진찰을 받고 계신다는 병원에 들렀습니다.
식구와 함께 갔더니 그 불편하신 몸에도 애들에게 만 원짜리 한 장씩을 쥐여주시더군요.
하루빨리 그 선배님이 일어나시길 빕니다.

저희 집 애들은 이제 두 살과 네 살이라서 돈을 모릅니다.
그 선배님이 주신 돈은 아내가 애들 이름으로 만든 통장에 저축하겠죠.
오늘은 그 '저축'을 알아볼게요.
저축은 '절약하여 모아 둠'이라는 뜻의 이름씨(명사)입니다.
이를 움직씨(동사)로 바꾸면 '저축하다'가 되겠죠.
저축의 뜻은 좋은데 한자네요.

이와 딱 떨어지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바로 '여투다'입니다.
'돈이나 물건을 아껴 쓰고 나머지를 모아 두다.'는 뜻의 움직씨로,
용돈을 여투다/할머니는 쌀을 여투어 두었다가 불쌍한 사람에게 주셨다처럼 씁니다.

선배님!
선배님이 주신 돈은 잘 여투어 두었다가 애들에게 쓰겠습니다.
그 애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보시려면,
하루빨리 병을 털고 일어나세요.
이제 겨우 40대 중반이시잖아요.
선배님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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