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17] 우리말) 높은 난이도?

조회 수 3554 추천 수 0 2014.02.17 09:58:00

'난이도'는 "어려움과 쉬움의 정도"이므로
높거나 낮을 수 없습니다.
굳이 하자면 '높은 난도'라고 해야 하는데,
이 또한 어려운 기술, 까다로운 기술, 남들이 따라 하기 어려운 기술 따위로 풀이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지난번 편지에서 제가 제 생일을 센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명절, 생일, 기념일 같은 날을 맞이하여 지내는 것은 '세다'가 아니라 '쇠다'입니다.
제가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했네요. ^^*

새벽부터 안타까운 뉴스가 있습니다.
이집트 시나이반도서 관광버스 폭탄 테러가 일어나 우리나라 사람 세 분이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오늘 제가 일하는 곳에서 몇 분이 강원도로 일손돕기를 떠나는데,
강원도에 또 눈이 온다고 해서 걱정입니다.
아무 탈 없이 일 잘 마치고 돌아오시길 빕니다.

요즘 동계올림픽 이야기가 많습니다.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 선수이야기도 많고,
처음 보는 컬링에 대한 이야기도 많습니다.

가끔,
높은 난이도의 경기를 펼쳤다고 하는데,
'난이도'는 "어려움과 쉬움의 정도"이므로
높거나 낮을 수 없습니다.
굳이 하자면 '높은 난도'라고 해야 하는데,
이 또한 어려운 기술, 까다로운 기술, 남들이 따라 하기 어려운 기술 따위로 풀이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석패(惜敗)라는 말도 가끔 합니다.
"경기나 경쟁에서 약간의 점수 차이로 아깝게 지다."는 뜻인데요.
아깝게 졌다, 아쉽게 졌다로 말하는 게 더 듣기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주도 자주 웃으면서 즐겁게 보냅시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가엾고 설운 어린아이]

어제는 외국인들을 안내하느라 수원과 서울을 좀 싸대고 다녔습니다.
오랜만에 쓰는 영어라 혀에 쥐가 날뻔했습니다. ^^*

요즘 날씨 춥죠?
어제 전철을 타고 돌아오다 보니 이 추운 날씨에도 밖에서 구걸하는 어린이가 몇 명 있더군요.
가여운 마음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몇 푼이라도 넣고 돌아섰습니다.
오늘은 그런 가여운 어린이를 생각하면서 편지를 쓰겠습니다.

'딱하고 불쌍하다'는 뜻의 그림씨가 뭘까요?
'가엽다'가 맞을까요, '가엾다'가 맞을까요?

답은, 둘 다 맞습니다. 복수표준어입니다.
'가엽다'와 '가엾다'는 발음이 [가ː엽따]로 같습니다.
다만, 가엽다가 ㅂ불규칙활용이라 쓰임이 좀 까다롭습니다.
가엽다는
가여우니, 가엽고, 가여운으로 쓰고,
가엾다는
가엾으니, 가엾고, 가엾은으로 씁니다.

따라서,
'추위에 떠는 가여운 사람'도 맞고,
'추위에 떠는 가엾은 사람'도 맞습니다.

이런 게 또 있습니다.
'서럽다'와 '섧다'입니다. 뜻이 같은 복수표준어입니다.
'서럽다'는
'서러워, 서러우면, 서럽고, 서러운'으로 쓰고,
'섧다'는
'설워, 설우면, 섧고, 설운'으로 씁니다.

저는 따뜻한 방에서 잡니다.
아마 여러분도 그러실 겁니다.
우리는 이렇게 따뜻한 방에서 맘 편하게 두 발 쭉 뻗고 자지만,
우리 주위에는 맘 편히 누울 집도 없는 가엽고(가엾고) 설운 어린아이가 많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모두 따뜻한 잠자리에서 하룻밤이라도 맘 편하게 잘 수 있길 빕니다.
저부터 부지런히 나눔의 손길을 뻗겠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어떤 분이 편지를 보내셔서 품사 이름을 명사, 형용사 따위로 쓰지 말고,
우리말인 이름씨, 그림씨로 써 달라고 하셨습니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저도 오늘부터는 그렇게 쓰겠습니다.

최현배 님께서 한자 품사이름을 이렇게 다듬으셨습니다.
명사(名詞) → 이름씨
대명사(代名詞) → 대이름씨(갈음이름씨)
수사(數詞) → 셈씨
형용사(形容詞) → 그림씨
동사(動詞) → 움직씨
부사(副詞) → 어찌씨
관형사(冠形詞) → 매김씨
조사(助詞) → 토씨
감탄사(感歎詞) → 느낌씨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9903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5447
1276 [2017/03/29] 우리말) 씨양이질 머니북 2017-03-30 3696
1275 [2013/10/31]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머니북 2013-10-31 3697
1274 [2009/01/19] 우리말) 엉터리 자막 몇 개 id: moneyplan 2009-01-19 3698
1273 [2011/05/24] 우리말) 갑시다 moneybook 2011-05-24 3698
1272 [2008/12/10] 우리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나, 새우 싸움에 고래 등 터지나? id: moneyplan 2008-12-10 3699
1271 [2013/02/07] 우리말) 햇님과 해님 머니북 2013-02-07 3699
1270 [2017/10/18] 우리말) 카카오톡 머니북 2017-11-06 3699
1269 [2012/05/16] 우리말) 우리말 바로쓰기 머니북 2012-05-16 3700
1268 [2008/04/17] 우리말) 눈가에 생긴 잔주름 id: moneyplan 2008-04-18 3701
1267 [2008/09/05] 우리말) 얼만큼과 얼마큼 id: moneyplan 2008-09-05 3701
1266 [2008/10/09] 우리말) 한글날 기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10-09 3701
1265 [2011/06/10] 우리말) 단초와 실마리 머니북 2011-06-13 3702
1264 [2008/06/30] 우리말) 엉터리 자막 몇 개 id: moneyplan 2008-06-30 3703
1263 [2008/07/10] 우리말) 오시면 선물을 드립니다 ^^* id: moneyplan 2008-07-10 3703
1262 [2010/12/17] 우리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답장 moneybook 2010-12-18 3703
1261 [2011/08/12] 우리말) 본 지 오래 머니북 2011-08-12 3703
1260 [2015/06/17] 우리말) 숨탄것 머니북 2015-06-22 3703
1259 [2007/12/14] 우리말) 텅 빈 마당에서 돌쇠가 비질을 하고 있네요. ^^* id: moneyplan 2007-12-14 3704
1258 [2008/11/11] 우리말) 겹말 id: moneyplan 2008-11-11 3704
1257 [2010/02/26] 우리말) 헝겁과 헝겊 id: moneyplan 2010-02-26 3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