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6] 우리말) 폼과 품

조회 수 3716 추천 수 0 2014.02.26 08:34:16

'우리'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우리'에 갇힐 수도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예전에 보낸 편지로 갈음하겠습니다. ^^*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폼' 버리고 '품' 잡게요]

어제 어떤 분을 만났는데
별것도 아닌 것으로 폼 잡는게 영 눈에 거슬리더군요.
좀 겸손하게 사는 게 좋은 것 같은데...

흔히,
'폼 잡는다'는 말을 합니다.
그는 사진기를 폼으로 메고 다닌다, 지금 한창 낮잠 자려고 폼 잡고 있을 텐데..., 그 투수는 공을 던지는 폼이 안정되어 있다처럼 씁니다.

이 폼은
영어 form에서 온 단어로,
국어사전에 올라있긴 하나
국립국어원에서 '자세'로 다듬었습니다.

그러나 '몸을 움직이거나 가누는 모양.'을 뜻하는 '자세'도 姿勢로 한자어입니다.
일본어투 낱말이나 영어를 다듬으면서 이왕이면 우리말로 다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영어에서 온 '폼'과 거의 같은 뜻의 낱말이 '품'입니다.
'행동이나 말씨에서 드러나는 태도나 됨됨이.'이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죠.


말하는 폼이 어른 같다, 생긴 폼이 자기 아버지를 닮았다, 옷 입는 폼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그 아이는 조숙해서 동생을 돌보는 폼이 어른 같다처럼 씁니다.
여기서 '폼' 대신 '품'을 써도 뜻은 같습니다.
말하는 품이 어른 같다, 생긴 품이 자기 아버지를 닮았다, 옷 입는 품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그 아이는 조숙해서 동생을 돌보는 품이 어른 같다...
다른 게 없죠?
이렇게 낱말 꼴도 비슷하고 뜻도 비슷한데 왜 사람들은 '폼'만 쓰고 '품'을 쓰지 않을까요?
폼 잡다, 폼 재다는 말은 써도,
품 잡다, 품 재다는 말은 안 쓰잖아요.
아마 누군가 그렇게 쓰면 우리말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손가락질할 겁니다.
왜 그럴까요? 누가 그 까닭을 좀 설명해 주실래요? ^^*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도 굳이 어려운 외래어를 쓰는 못된 버릇은 버려야 합니다.
그런 사람은
우리나라 보석을 버리고 미국 어느 산골짜기에서 주워온 허드렛돌을 품고 다니면서 자랑할 겁니다.
외국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이거 미제라면서.........

우리말123

보태기)
'품'과 같은 뜻의 낱말이 '품새'입니다.
설마 '폼 잡다'보다 '후카시 잡다'는 말을 하는 사람은 없겠죠?
ふかし[후카시]가 일본어 찌꺼기라는 것은 다 아시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9737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5255
1476 [2011/03/14] 우리말) 해망쩍다 moneybook 2011-03-15 3823
1475 [2011/03/15] 우리말) 꽃샘과 꽃샘추위 moneybook 2011-03-15 3418
1474 [2011/03/16] 우리말) 잎샘 moneybook 2011-03-16 3213
1473 [2011/03/17] 우리말) 방사선과 방사능 moneybook 2011-03-17 3320
1472 [2011/03/18] 우리말) 난임과 불임 moneybook 2011-03-18 3313
1471 [2011/03/21] 우리말) 끼끗하고 조쌀하다 moneybook 2011-03-21 3828
1470 [2011/03/22] 우리말) 뭘로와 뭐로 moneybook 2011-03-22 3471
1469 [2011/03/23] 우리말) 댓글 moneybook 2011-03-23 3246
1468 [2011/03/24] 우리말) 여우비 moneybook 2011-03-24 3810
1467 [2011/03/25] 우리말) 비릊다 moneybook 2011-03-25 3395
1466 [2011/04/04] 우리말) 조비비다 moneybook 2011-04-04 3799
1465 [2011/04/05] 우리말) 기름값 인하 moneybook 2011-04-05 3515
1464 [2011/04/05-2] 우리말) 잔불과 뒷불 moneybook 2011-04-05 3526
1463 [2011/04/06] 우리말) 자글거리다 moneybook 2011-04-06 3828
1462 [2011/04/07]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moneybook 2011-04-07 3224
1461 [2011/04/08] 우리말) 파근하다 moneybook 2011-04-08 3964
1460 [2011/04/09] 우리말) 제가 누구냐고요? moneybook 2011-04-09 3835
1459 [2011/04/11] 우리말) 너스레 moneybook 2011-04-12 3469
1458 [2011/04/12] 우리말) 예부터 moneybook 2011-04-12 3765
1457 [2011/04/13] 우리말) 비명과 환호성 moneybook 2011-04-13 39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