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01] 우리말) 사랑과 촌스럽다

조회 수 5622 추천 수 0 2014.04.01 11:49:35

만개는 滿開(まんかい[망가이])라는 일본말에서 왔습니다.
굳이 한자를 써야 한다면 예전부터 쓰던 만발(滿發)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순우리말 '활짝'입니다.

안녕하세요.

1.
여러분은 '사랑'이라고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남자친구나 여자친구를 좋아하는 마음이 사랑일 것이고,
부모가 자식을 아끼는 것도 사랑일 겁니다.

이렇듯, 사랑에는 여러 뜻이 있지만,
연인 사이의 사랑은 남녀가 서로 좋아하는 사랑일 겁니다.
여자와 여자, 남자와 남자가 서로 좋아하는 것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저는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지난 2012년 대학생 5명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이성애 중심적인 언어가 성 소수자 차별을 만든다"며 사랑의 정의를 바꾸자고 국립국어원에 제안했고,
국어원에서 이를 받아들여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사랑과 관련한 5개 단어의 뜻풀이를 바꿨다고 합니다.
사랑이라는 행위 주체를 '남녀'로 명시하지 않고 동성애자 등 성 소수자까지 포괄할 수 있게 바꾼 것이죠.

그렇게 뜻을 애매하게 바꾸고 나니
"동성애를 옹호한다"는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국립국어원은 지난 1월 '사랑' '연애' '애정' 등 3개 단어의 행위 주체를 '남녀'로 되돌렸다고 합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4/03/28/0200000000AKR20140328175051005.HTML?input=1179m


2.
말 그대로, 언어는 살아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뜻이 바뀔 수도 있고, 뜻이 더해지거나 빼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때그때 시대상황을 반영하여 그렇게 뜻풀이를 바꾸는 것은 좋다고 봅니다.

예전부터 자주 드리는 말씀인데요, '촌스럽다'는 낱말의 풀이에도 몇 가지 뜻을 더 넣는 게 좋다고 봅니다.
'촌스럽다'의 풀이는 "어울린 맛과 세련됨이 없이 어수룩한 데가 있다."라는 뜻뿐입니다.
요즘 귀촌 인구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 촌을 찾아가는 사람들은 스스로 세련됨이 없이 어수룩하고자 촌으로 가는 것은 아닐 겁니다.
지금처럼 촌스럽다의 풀이가 하나뿐이라면, 귀촌 인구가 꾸준히 느는 것을 해석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촌스럽다'는 낱말의 풀이에
"자연과 함께하고자 농촌으로 가는 사람들"이나
"촌을 사랑하여 자연과 함께 삶을 가꾸려는 마음가짐"같은 풀이를 더 넣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대학생 5명이 국민신문고에 '사랑'의 풀이를 바꿔달라고 올려서 받아들여졌다고 하는데,
'촌스럽다'는 낱말 풀이를 바꾸거나 다른 뜻을 더하지 못할 까닭이 없다고 봅니다.

저는 오늘 국민신문고에 촌스럽다는 낱말의 풀이에 몇 가지 뜻을 더해달라고 올릴 생각입니다. ^^*
여러분도 응원해주세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닦달하다]

요즘 시쳇말로 정말 죽을 맛입니다.
국정감사가 며칠 남지 않다 보니
여기저기서 닦달하는 게 보통이 아니네요.
제발 빨리 끝나길 빌면서 오늘은 '닦달'을 알아볼게요.

닦달[닥딸]은
다 아시는 것처럼 '남을 단단히 윽박질러서 혼을 냄.'이라는 뜻입니다.
저 무자비한 것들의 표독스러운 닦달에 입을 벌리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고...,
돈을 어서 갚으라고 닦달을 하다처럼 씁니다.

이것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뜻이고
닦달에는 이것 말고 다른 뜻도 있습니다.
'물건을 손질하고 매만짐.'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이 가구가 그래도 닦달만 잘하면 다시 새것처럼 깨끗해질 것 일세처럼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갈고 닦아서 다듬는 일'을 '닦달질'이라고 합니다.
마땅히 '집 안을 깨끗이 치우는 일'은 '집안닦달'입니다.
설마 그런 낱말이 진짜 있느냐고요?
사전 찾아 보세요. 있습니다. ^^*

또,
'음식물로 쓸 것을 요리하기 좋게 다듬음.'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꿩과 닭의 닦달은 아저씨에게 맡기고, 너는 어서 아궁이에 불을 지펴라처럼 쓸 수 있죠.

제가 고향에 가면 가끔 어머니가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저기 달기새끼 한 마리 잡아서 닦달해놔라, 저녁에 삶아 먹자!'

닦달이 들어간 낱말 중,
'몸닦달'이라는 게 있습니다.
'몸을 튼튼하게 단련하기 위하여 견디기 어려운 것을 참아 가며 받는 몸의 훈련'을 말합니다.

'닦달'이 여러 가지 뜻이 있고, 그중에는 좋은 뜻도 있지만,
저는 '닦달'이 싫습니다.
제가 닦달 당하기도 싫고, 남을 닦아세우기도 싫고...
제발 오늘은 닦달 당하지 않고 잘 넘어가길 빕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달기새끼'는 사전에 없는 낱말입니다.
'달기'는 닭의 사투리인데,
저희 어머니는 꼭 '달기새끼'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어머니 생각에 저도 한번 써 봤습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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