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07] 우리말) 꽃보라와 꽃비

조회 수 3562 추천 수 0 2014.04.08 08: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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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즐거운 월요일 아침입니다.

해마다 이맘때 '꽃보라'라는 낱말을 소개합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그 낱말을 다시 소개합니다. ^^*

우리말에 '보라'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잘게 부스러지거나 한꺼번에 많이 가루처럼 흩어지는 눈이나 물 따위."라는 뜻입니다.
'물보라'라고 하면
"물결이 바위 따위에 부딪쳐 사방으로 흩어지는 잔물방울"을 뜻하며,
'눈보라'라고 하면 
"바람에 불리어 휘몰아쳐 날리는 눈"을 뜻합니다.

이렇게 '보라'를 넣은 말에 '꽃보라'가 있습니다.
마땅히 "떨어져서 바람에 날리는 많은 꽃잎."을 뜻합니다.
요즘 벚꽃이 집니다. 그게 바로 꽃보라입니다. ^^*

바람에 이는 꽃보라를 보며
이곳 수원에 있는 사무실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벚꽃을 마음속에 간직합니다.
올여름에 제 일터가 전주로 이사 가거든요.

고맙습니다.


보태기)
'꽃비'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비가 꽃잎처럼 가볍게 흩뿌리듯이 내리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도 쓰이고,
"꽃잎이 비가 내리듯 가볍게 흩뿌려지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도 쓰입니다.
비에도 쓸 수 있고, 떨어지는 꽃잎에도 쓸 수 있습니다.

저는 '꽃비'보다 '꽃보라'가 더 맘에 듭니다. ^^*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심간 편하세요?]

어제 뭐하셨어요?
저는 어머니 모시고 청계산에 다녀왔습니다.
산에 오르지는 못하고 근처에서 맑은 공기 마시며 놀다가 점심때 보리밥 먹고 돌아왔습니다.

어머니가 금요일 병원에 다녀오신 뒤,
'이제 거의 다 나았다니 맘이 놓인다. 신간 편하게 집에서 좀 쉬고 싶으니 다음 주에 집에 데려다 다오.'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다음 주에 고향에 모셔다 드리면 주말을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어제밖에 없을 것 같아서,
남들 일할 때 저는 어머니와 같이 오붓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머니 병이 다 나으시니,
어머니만 '신간'이 편한 게 아니라 저도 '신간'이 편합니다.
어머니, 병을 일찍 물리쳐주셔서 고맙습니다. ^^*

흔히,
마음이 편하다고 할 때 '신간 편하다'고 하는데,
이때는 '신간'이 아니라 '심간 편하다'라고 해야 합니다.

본래 심간(心肝)은
'심장과 간장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그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심간에 다 병이 생겼다처럼 씁니다.
이 말이 발전해서 지금은,
'깊은 마음속'이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여러 가지 일로 심간이 편치 못하여…처럼 쓰죠.

아직까지는 '심간'과 '편하다'는 별개의 낱말이므로 띄어 써야 합니다만,
'심간편하다'처럼 붙여 써도 좋을 만큼 많이 쓰는 낱말이다 보니,
아마도 국립국어원에서 2008년에 새 사전을 만들 때는 올림말로 올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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