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글학회 성기지 님이 쓰신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갈아탈까? 바꿔 탈까?_성기지 학술위원
여행하다 보면 버스나 열차를 환승하게 되는데, 이를 우리말로 “갈아타다” 또는 “바꿔 타다”로 뒤섞어 쓰고 있다. 서울역에서 열차를 타고 안동에 가려면, 경부선 열차로 영천까지 가서 다른 열차로 옮겨 타야 한다. 이때에 “영천에서 열차를 바꿔 탔다.”와 “영천에서 열차를 갈아탔다.”라는 표현이 혼동돼서 쓰이고 있다. 이 경우에는 ‘바꿔 탔다’보다는 ‘갈아탔다’가 더욱 알맞은 표현이다.
‘환승’에 해당하는 우리말은 ‘갈아타다’이다. 다시 말하면, ‘갈아타다’는 자기 의도대로 탄 것인 데 비하여, ‘바꿔 타다’에는 자기 의도와는 달리 ‘잘못 타다’는 뜻이 보태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바꿔 탄다는 말에서 ‘갈아탄다’는 뜻이 다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잘못 탄다’는 뜻이 더 강하게 들어 있다.
가령, “서울역에서 4호선을 타야 하는데, 그만 1호선으로 바꿔 탔어.” 하면 그 차이를 뚜렷이 알 수 있다. 이때에 ‘갈아탔다’고 하지는 않는다. 지하철이나 일반 열차 편이나 버스 편이나, 다른 차량으로 옮겨 탈 때에, 본인의 의도대로 정상적으로 탔을 때에는 갈아탄 것이고, 본래 의도와는 달리 잘못 탔을 때에는 바꿔 탄 것으로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할 수 있겠다.
고맙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