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22] 우리말) '지' 띄어쓰기

조회 수 3881 추천 수 0 2014.05.22 07:55:10

띄어쓰기가 좀 헷갈리는데요.
'지'를 '-(ㄴ)가'로 바꿀 수 있으면 붙여 쓰고,
지난 시간을 나타내면 띄어 씁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7시 조금 넘으면 일터에 나와 컴퓨터부터 켭니다.
가장 먼저 지난밤에 온 공문을 확인하고, 전자우편을 열어보고, 그날 일정에 따라 일의 우선순위를 정한 뒤
커피를 한 잔 내려 마십니다. ^^*

요즘은 공문서를 쉽게 쓴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어려운 한자가 많고 문법에 맞지 않는 글이 자주 보입니다.
아침에 본 공문 가운데 '지' 띄어쓰기가 틀린 곳이 좀 보이네요.

'지'는 매인 이름씨(의존명사)로 "어떤 일이 있었던 때로부터 지금까지의 동안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그를 만난 지도 꽤 오래되었다, 집을 떠나온 지 어언 3년이 지났다, 강아지가 집을 나간 지 사흘 만에 돌아왔다처럼 씁니다.

띄어쓰기가 좀 헷갈리는데요.
'지'를 '-(ㄴ)가'로 바꿀 수 있으면 붙여 쓰고,
지난 시간을 나타내면 띄어 씁니다.

보기를 보면
'무엇이 틀렸는지 확인할 것'처럼 
'틀렸는지'를 '틀렸는가'로 바꿀 수 있으면 붙여 쓰고,
'사업 추진을 한 지 삼 년이 되었다.'처럼
사업 추진하고 지난 시간을 나타내면 띄어 씁니다.

별로 헷갈리지 않죠?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속긋]

안녕하세요.

오늘도 딸내미 이야기를 좀 해 볼게요.
제 딸은 이제 겨우 50개월입니다. 만 사 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그런데도 저와 말동무 하며 잘 지냅니다. 제 수준이 고만고만하거든요. ^^*

지난 주말에 애가 갑자기 별을 그려달라고 하더군요.
하트모양이나 꽃 모양은 혼자서도 잘 그리는데,
별은 한 번에 그리기 어려웠나 봅니다.
제가 연필로 밑그림을 그려주고 그 위를 따라가면서 별을 그려보라고 했습니다.
몇 번 해 보더니 참 잘하더군요. 누굴 닮아서 그런지...^^*

우리말에 '속긋'이라는 이름씨가 있습니다.
글씨나 그림 따위를 처음 배우는 이에게, 그 위에 덮어쓰거나 그리며 익히도록, 가늘고 흐리게 그어 주는 선이나 획을 뜻합니다.
쉽게, 속에다 그어준다는 뜻으로 '속긋'입니다.
참 멋진 말이죠?
속긋을 그어 주다나 속긋을 넣다고 합니다.

저는 며칠 전에 딸내미에게 별 그리는 것을 가르쳐 주면서 속긋을 넣어주었습니다.
그 사진을 붙입니다. ^^*

글이나 그림에만 속긋이 있는 게 아니라,
삶에도 속긋이 있다고 봅니다.
제 삶이 애들에게 속긋을 넣어줄 수 있도록 바르게 살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124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6735
1676 [2010/05/14] 우리말) 접수와 등록 id: moneyplan 2010-05-14 4340
1675 [2010/05/20] 우리말) 로마자 이름 id: moneyplan 2010-05-20 3572
1674 [2010/05/24] 우리말) 서털구털 id: moneyplan 2010-05-24 3330
1673 [2010/05/25] 우리말) 나와바리 id: moneyplan 2010-05-25 3659
1672 [2010/05/26] 우리말) 로마자 이름을 왜 쓰는가? id: moneyplan 2010-05-26 3488
1671 [2010/05/27] 우리말) 성을 먼저 쓰고 그 다음에 이름을... id: moneyplan 2010-05-27 3514
1670 [2010/05/28] 우리말) 쎄쎄쎄 id: moneyplan 2010-05-28 4005
1669 [2010/05/31] 우리말) 사전 이야기 id: moneyplan 2010-05-31 4075
1668 [2010/06/03] 우리말) 데구루루 moneybook 2010-06-03 3409
1667 [2010/06/04] 우리말) 알음장과 알림장 moneybook 2010-06-04 3529
1666 [2010/06/07] 우리말) 엿먹다 moneybook 2010-06-07 3352
1665 [2010/06/08] 우리말) 새퉁이 moneybook 2010-06-08 3690
1664 [2010/06/09] 우리말) 리터의 단위 moneybook 2010-06-09 3477
1663 [2010/06/10] 우리말) 책장사와 책장수 moneybook 2010-06-10 3303
1662 [2010/06/11] 우리말) 해당화 moneybook 2010-06-11 3351
1661 [2010/06/14] 우리말) 소개 moneybook 2010-06-14 3366
1660 [2010/06/16] 우리말) 16강은 떼 논 당상 moneybook 2010-06-16 3531
1659 [2010/06/16] 우리말) 허점과 헛점 moneybook 2010-06-16 3658
1658 [2010/06/17] 우리말) 승패와 성패 moneybook 2010-06-17 4541
1657 [2010/06/18] 우리말) 승리욕과 승부욕 moneybook 2010-06-18 34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