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18] 우리말) 하룻강아지

조회 수 3188 추천 수 0 2014.06.18 10:43:48

흔히 장작을 '뽀개다'라는 말을 쓰는데, 이는 '빠개다'가 바른 말입니다.
장작을 빠개다, 머리가 빠개질 듯 아프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학술위원의 글을 함께 읽고자 합니다.


하룻강아지

흔히 사회적 경험이 적고 자신의 얕은 지식만을 가지고 덤벼드는 사람을 가리켜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한다. 이 속담에는 ‘하룻강아지’가 등장하는데, 언뜻 보면 태어난 지 하루밖에 안 된 강아지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속담이라도 그렇지, 갓 태어나서 눈도 못 뜨고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 강아지가 범에게 덤빌 리는 만무하다. 이 ‘하룻강아지’의 ‘하룻’은 날짜를 헤아리는 그 ‘하루’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소나 말, 개 등과 같은 가축의 나이를 ‘하릅, 이듭, 사릅, 나릅, 다습, 여습’ 들처럼 세었다. 이때의 ‘하릅’은 한 살을 뜻하므로, 한 살 먹은 개를 ‘하릅강아지’라 하였고, 이 말이 오늘날 ‘하룻강아지’로 변하여 내려온 것이다. 그러므로 '하룻강아지'는 태어난 지 하루 되는 강아지가 아니라, 이미 한 살이 된 개를 일컫는 말인 셈이다. 개는 태어나서 일 년쯤 지나면 견문은 모자라지만 힘은 넘칠 때라, 범이 얼마나 무서운 줄도 모르고 천방지축 까부는 모습이 쉽게 그려진다.

송아지나 망아지도 나이가 한 살이 되면 각각 ‘하릅송아지’, ‘하릅망아지’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한해살이풀을 평안도에서는 아직도 ‘하릅나무’라고 하니, ‘하릅, 이듭(또는 ’두습‘), 사릅, 나릅, 다습, 여습’ 들과 같은 우리말들을 쉽게 잊을 일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우리가 지켜 나가야 할 문화재의 모두가 아니라는 사실을 되새겨야 한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철들다]

안녕하세요.

어제저녁에 한 후배를 만났는데 참 좋은 이야기를 해 주더군요.
"오늘 아침 편지는 형답지 않았다. 차분하게 글을 써야 했는데, 감정이 들어간 것 같았다."라는 말이었습니다.
대 놓고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나이 사십이 넘었으면 이제 철 좀 들어야 한다는 말 같았습니다.
부끄럽고 창피하더군요.

한 이십 년쯤 전에 있었던 유행어가 생각납니다.
"친구야, 너 포항제철에서 전화 왔더라."
"왜?"
"응, 너 철 좀 드라고..." ^^*
기억나시죠?

"친구야, 너 울릉도에서 전화 왔더라."
"왜?"
"응, 너 엿먹으라고..." ^^*
뭐 이런 거였습니다.

철은 쇠를 뜻하기도 하지만,
"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힘"을 뜻하기도 합니다.
철이 들다, 아이들이 철이 너무 없다처럼 씁니다.

어떤 분은 '철'을
"자연의 이치를 아는 힘"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후배 상봉아!
철들지 않고 지금처럼 물색없이 새롱거리면 안 된다고 충고해 준 사랑하는 후배야.
고맙다. ^^*

나이가 들수록 가는 세월의 속도가 빠른 것처럼 느낀다고 하죠?
벌써 올 1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아무쪼록 좋은 일만 많이 생기시고,
웃고 까불 수 있는 재밌는 일만 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7635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199
736 [2014/06/11] 우리말) 문문하다 머니북 2014-06-11 3678
735 [2014/06/12] 우리말) 빠개다와 뽀개다 머니북 2014-06-12 3719
734 [2014/06/16] 우리말) 비비다 머니북 2014-06-16 3116
733 [2014/06/17] 우리말) 사과탕 머니북 2014-06-17 3377
» [2014/06/18] 우리말) 하룻강아지 머니북 2014-06-18 3188
731 [2014/06/19]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머니북 2014-06-19 3623
730 [2014/06/20] 우리말) 노랫말의 반칙 머니북 2014-06-20 3371
729 [2014/06/23] 우리말) 허전거리다 머니북 2014-06-23 3223
728 [2014/06/24] 우리말) 체신과 채신 머니북 2014-06-24 3199
727 [2014/06/25] 우리말) 끌탕 머니북 2014-06-26 3048
726 [2014/06/26] 우리말) 탄하다와 탓하다 머니북 2014-06-26 3240
725 [2014/06/27] 우리말) 머니북 2014-06-27 3582
724 [2014/06/30] 우리말) 등쌀과 등살 머니북 2014-06-30 3481
723 [2014/07/01] 우리말) 미어지다 머니북 2014-07-01 3327
722 [2014/07/02] 우리말) 여지껏과 여태껏 머니북 2014-07-02 3265
721 [2014/07/03] 우리말) 동고동락 머니북 2014-07-04 3656
720 [2014/07/07] 우리말) 사리 머니북 2014-07-07 3210
719 [2014/07/08] 우리말) 너더댓새 머니북 2014-07-08 2893
718 [2014/07/09] 우리말) 새집 머니북 2014-07-09 2872
717 [2014/07/14] 우리말) 날떠퀴 머니북 2014-07-14 3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