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 '까대기'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벽이나 담 따위에 임시로 덧붙여 만든 허술한 건조물."을 뜻합니다.
그는 까대기에 들어박혀 가마니를 짰다, 삽짝에 가까운 까대기 겸 외양간에서...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무척 덥네요.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누가 '전기세'를 걷나?-성기지 학술위원

생활 속에서 자주 혼동되는 표현 가운데, ‘집세’나 ‘월세’, ‘전기세’ 들과 같은 말들이 있다. 남의 집에 세를 들어 사는 사람들은 (전세살이가 아니면) 다달이 집세를 낸다. 다달이 내는 세이니 월세라고도 한다. 이처럼 ‘집세’나 ‘월세’, ‘사글세’에는 모두 ‘세’를 붙여 쓴다. 계약에 따라 일정한 돈을 의무적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세’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전기세’, ‘수도세’ 같은 말들도 자주 사용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말들이다. 집세와는 달리, 전기나 수돗물 사용에 드는 비용은 계약에 따라 일정하게 내는 돈이 아니라, 그때그때 자기가 사용한 만큼만 내는 요금이다. 그래서 이들 경우에는 ‘세’ 대신에 ‘요금’을 붙여서, ‘전기요금’, ‘수도요금’이라고 말한다. 굳이 줄여서 말한다면 ‘전기세’, ‘수도세’가 아니라, ‘전기료’, ‘수도료’처럼 표현해야 한다.

유선방송이나 인터넷 전용선을 이용할 때에도 계약에 따라 다달이 일정하게 돈을 내는데, 그러면 이때에도 ‘세’를 붙여서 써야 할까? 그렇지는 않다. ‘세’와 ‘요금’을 구별하는 가장 우선되는 기준은 빌려 쓰는 대가로 치르는 돈이냐, 어떤 서비스를 사용한 만큼 내는 돈이냐 하는 것이다. 어떤 자리를 빌려 썼을 때 돈을 낸다면 ‘자릿세’이고, 통신 서비스를 사용한 뒤에 내는 돈은 ‘통신 이용료’이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도토리 키 재기와 도 긴 개 긴]

안녕하세요.

어제까지 새 장관들 청문회를 했죠?
다들 화려하더군요. 뭐가 화려한지는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시겠죠?

그래도 이 사회에서 한 가락 하셨다는 분들인데,
어찌 그리 모두 집이 많고 땅도 많은지... 군대는 잘도 빠지시고... 
새 장관 후보자 가운데 몇 명은 좀 낫다고는 하지만 제가 봐서는 그게 그겁니다.
도 긴 개 긴이죠.

흔히, 비슷비슷한 것, 또는 거기서 거기인 것, 도토리 키 재기처럼 별 차이 없는 것을 말할 때,
도길 개길 또는 도친 개친 이라고 합니다.
그럴때는 '도 긴 개 긴'이라고 해야 합니다.

여기서 '긴'은
"윷놀이에서, 자기 말로 남의 말을 쫓아 잡을 수 있는 거리."를 뜻하는 낱말입니다.
긴이 닿다, 모와 윷을 놓으니 걸 긴이 되었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도 긴 개 긴'이라고 하면 
도로 가는 길이나 개로 가는 길이나 그게 그거다는 뜻으로
거기서 거기, 도토리 키 재기라는 뜻이 되는 겁니다.

땅을 사랑해서 산 거지 투기는 아니라고 말씀하셨던 분이 있었습니다.
제 깜냥은 그분 발가락의 때만큼도 못하지만,
꼭 땅이 있어야 땅을 사랑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땅 뙈기 하나 없지만 땅을 사랑하고 흙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가진 땅이 없어서 오히려 떳떳합니다.
그래서 맘이 편하고 맘껏 웃을 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557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1147
296 [2011/04/14] 우리말) 벚꽃 이야기 moneybook 2011-04-14 6916
295 [2007/03/19] 우리말) 설거지와 설것이 id: moneyplan 2007-03-19 6920
294 [2009/12/04] 우리말) 밥버릇과 식습관 id: moneyplan 2009-12-04 6922
293 [2006/12/18] 우리말) 암캐도 복제 성공했다 id: moneyplan 2006-12-19 6926
292 [2006/09/11] 우리말) 납골당 >> 봉안당 id: moneyplan 2006-09-11 6929
291 [2007/01/30] 우리말) 발자국과 발자욱 id: moneyplan 2007-01-31 6936
290 [2016/08/06] 우리말) 치닫다/내리닫다 머니북 2016-08-10 6943
289 [2010/02/25] 우리말) 허겁지겁과 헝겁지겁 id: moneyplan 2010-02-25 6944
288 [2016/12/09] 우리말) AI, 우리말에 숙제를 던지다 머니북 2016-12-12 6948
287 [2017/10/30] 우리말) 문안 인사 머니북 2017-11-06 6948
286 [2016/07/05] 우리말) 즘과 쯤 머니북 2016-07-06 6950
285 [2012/10/09] 우리말) 오늘은 한글날 머니북 2012-10-09 6956
284 [2017/02/06] 우리말) 바둑에서 온 낱말 머니북 2017-02-07 6967
283 [2012/02/17] 우리말) 사위스럽다 머니북 2012-02-17 6977
282 [2016/04/06] 우리말) 감치다(2) 머니북 2016-04-06 6987
281 [2010/03/02] 우리말) 물끄러미와 풀리다 id: moneyplan 2010-03-02 6992
280 [2015/09/01] 우리말) 어영부영 머니북 2015-09-02 6996
279 [2008/03/11] 우리말) 초승달과 초생달 id: moneyplan 2008-03-11 7002
278 [2015/06/24] 우리말) 마음속/맘속 머니북 2015-06-25 7004
277 [2009/11/16] 우리말) 틀린 자막 몇 개 id: moneyplan 2009-11-16 7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