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30] 우리말) 발맘발맘

조회 수 4748 추천 수 0 2014.07.30 10:03:00

우리말에 발맘발맘이라는 어찌씨(부사)가 있습니다.
"한 발씩 또는 한 걸음씩 길이나 거리를 가늠하며 걷는 모양.", "자국을 살펴 가며 천천히 따라가는 모양."을 뜻합니다.
아까 발맘발맘 간 감으로는..., 골짜기를 내려와 목탁 소리를 따라 발맘발맘 걸었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아시는 것처럼
농촌진흥청은 지난주부터 전주시로 옮기고 있습니다.
옮기는 분들이 많아 부서별로 계획에 따라 8월 말까지 이사를 합니다. 제가 일하는 부서는 맨 뒤인 8월 31일에 옮깁니다.
부서가 옮겨가고 나면 그 자리게 휑합니다. 여기저기 쓰레기가 보이면 마치 빈집에 있는 것처럼 기분이 이상해집니다.

어제는 저녁을 먹고 산책 삼아 여기저기 발맘발맘 걸어 다녔습니다.
채 어둠이 내리기 전에 추억이 깃든 곳을 하나하나 기억에 담아뒀죠.

우리말에 발맘발맘이라는 어찌씨(부사)가 있습니다.
"한 발씩 또는 한 걸음씩 길이나 거리를 가늠하며 걷는 모양.", "자국을 살펴 가며 천천히 따라가는 모양."을 뜻합니다.
아까 발맘발맘 간 감으로는..., 골짜기를 내려와 목탁 소리를 따라 발맘발맘 걸었다처럼 씁니다.

오늘 저녁에도 농촌진흥청 여기저기를 발맘발맘 거닐며 이곳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자 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초승달과 초생달]

안녕하세요.

어젯밤 11:55, MBC에서 "세 근", "석 근"이라고 했습니다.
푸줏간에서 고기를 다는 단위는 '근'이 아니라 '그램(g)'입니다.
3분 뒤, 11:58, 
김구라 씨가 고등학교 때 반장을 했고, 영문과를 나왔다고 소개하면서 "재원"이라고 했습니다.
'재원'은 "재주가 뛰어난 젊은 여자"를 뜻하는데,
아나운서가 그렇게 말해서 실망이 컸습니다.

오늘 아침 8:05, KBS2,
'깜짝 놀래서...'라는 말과 자막이 나왔습니다.
'놀래다'는 '놀라다'의 타동사입니다.
놀라는 것은 내가 놀라는 것이고,
놀래는 것은 내가 남을 놀라게 하는 것입니다.
뉴스에서 그런 자막이 나와서 아침부터 실망했습니다.

어젯밤에는 집에 돌아가면서 하늘을 보니 초승달이 떠 있더군요.
시간은 참 잘도 갑니다. ^^*
흔히 초승달을 초생달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틀린 겁니다.

사실 초승달을 초생에서 왔습니다.
초생(初生)은 " 갓 생겨남"이라는 뜻이고,
초승(初生)은 "음력으로 그달 초하루부터 처음 며칠 동안"이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초승과 초생은 뜻이 다르게 발전했습니다.
그래서 초승에 뜬 달은 초승달입니다.

한자 生은 가끔 '승'으로도 읽힙니다.
이승, 저승도 이生, 저生에서 왔다고 합니다.
초생도 전설모음화라는 음운변화를 일으켜 '초승'으로 바뀐 겁니다.
그래서 요즘은 '초승달'을 표준어로 보고 '초생달'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보름달'의 '보름'은 '밝음'이라는 옛말에서 비롯된 말로 '보름달'은 '밝은 달'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보름달의 크기가 반달의 배니까 밝기도 그 배겠죠?
아니요. 빛의 반사각도 차이 때문에 보름달이 반달보다 열 배쯤 밝다고 하네요.
'그믐달'은 옛말 '그몰다', 곧, 지금의 '저물다'는 뜻에서 왔다고 하네요.
"저물어 가는 달"이라는 뜻이죠.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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