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 '헝겁지겁'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허겁지겁'이 아닙니다.
'헝겁지겁'은 "매우 좋아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허둥거리는 모양"을 뜻합니다.
부인이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에 헝겁지겁 병원으로 달려갔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에 전주에서 수원으로 왔습니다.
이제 다음 주까지만 이렇게 살면 됩니다. ^^*

보통 일요일 저녁에 전주에서 수원으로 와서, 수원에서 일하다, 금요일 저녁에 전주로 갑니다.
근데, 지난주는 금요일이 광복절이라서 목요일 저녁에 전주에 갔습니다.
요즘 바쁜 일이 좀 많아 정신없이 지내느라, 당연히 금요일에 애를 보러 갈 거로 생각했는데,
목요일 저녁에 가게 되니 괜히 하루를 번 것처럼 기분이 좋더군요.
헝겁지겁 가방을 챙겨 전주로 갔던 기억이 납니다. ^^*

우리말에 '헝겁지겁'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허겁지겁'이 아닙니다.
'헝겁지겁'은 "매우 좋아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허둥거리는 모양"을 뜻합니다.
부인이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에 헝겁지겁 병원으로 달려갔다처럼 씁니다.

'허겁지겁'은 그냥 조급한 마음으로 몹시 허둥거리는 모양입니다.
좋은 일이 있어서 허둥거리는 게 아니라, 그냥 조급해서 허둥대는 게 '허겁지겁'입니다.

저는 지난 금요일 저녁에 허겁지겁 짐을 싼 게 아니라 헝겁지겁 짐을 싸서 전주에 있는 애들을 보러 갔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삶과 죽음 그리고 죽살이]

안녕하세요.

주말 잘 쉬셨나요?

아침에 컴퓨터를 켜니 부고가 많이 와 있네요.
환절기라 그런지 돌아가신 분들이 많으시군요.

사람이 살려면 숨을 쉬어야 합니다.
"사람이나 동물이 코 또는 입으로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는 기운. 또는 그렇게 하는 일"이 숨입니다.
이 숨을 쉬지 않으면 죽는 거죠.
그래서 죽는 것을 숨을 거뒀다고 하거나 숨졌다고 합니다. 
어디론가 넘어가는 게 '지다'이므로 '숨지다'도 숨이 넘어간 것이므로 죽은 거죠.

사람이 막 태어나면 배로 숨을 쉬고,
나이가 들어서는 가슴으로 숨을 쉬고,
죽을 때가 되면 그 숨이 목까지 넘어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이나 동물이 숨을 쉬며 살아 있는 힘"이 '목숨'인가 봅니다.

사람은, 아니 생명체는 흙에서 와서 흙으로 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이 죽으면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오신 곳으로 다시 가신 것이죠.
사람이 죽는 게 영어로는 go나 gone이지만,
우리말로는 return이 되는 거죠.
우리 조상이 삶과 죽음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삶과 죽음을 우리말로 '죽살이'라고 합니다.
('죽사리'나 '죽살'이 아닙니다.)
어떤 일에 모질게 힘을 쓰는 것을 두고 죽살이친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우리를 공부시키시느라고 죽살이치셨다, 그는 잡히지 않으려고 죽살이치며 도망갔다처럼 씁니다.
저는 어떻게 살다 언제 죽을지...

우리는 앞날을 모르죠?
모르니까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게 아닐까요?
그래야 우리 죽살이가 뜻깊지 않을까요? ^^*

이번 주도 열심히 삽시다.

아자,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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