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삶과 죽음 그리고 죽살이]
안녕하세요.
주말 잘 쉬셨나요?
아침에 컴퓨터를 켜니 부고가 많이 와 있네요. 환절기라 그런지 돌아가신 분들이 많으시군요.
사람이 살려면 숨을 쉬어야 합니다. "사람이나 동물이 코 또는 입으로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는 기운. 또는 그렇게 하는 일"이 숨입니다. 이 숨을 쉬지 않으면 죽는 거죠. 그래서 죽는 것을 숨을 거뒀다고 하거나 숨졌다고 합니다. 어디론가 넘어가는 게 '지다'이므로 '숨지다'도 숨이 넘어간 것이므로 죽은 거죠.
사람이 막 태어나면 배로 숨을 쉬고, 나이가 들어서는 가슴으로 숨을 쉬고, 죽을 때가 되면 그 숨이 목까지 넘어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이나 동물이 숨을 쉬며 살아 있는 힘"이 '목숨'인가 봅니다.
사람은, 아니 생명체는 흙에서 와서 흙으로 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이 죽으면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오신 곳으로 다시 가신 것이죠. 사람이 죽는 게 영어로는 go나 gone이지만, 우리말로는 return이 되는 거죠. 우리 조상이 삶과 죽음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삶과 죽음을 우리말로 '죽살이'라고 합니다. ('죽사리'나 '죽살'이 아닙니다.) 어떤 일에 모질게 힘을 쓰는 것을 두고 죽살이친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우리를 공부시키시느라고 죽살이치셨다, 그는 잡히지 않으려고 죽살이치며 도망갔다처럼 씁니다. 저는 어떻게 살다 언제 죽을지...
우리는 앞날을 모르죠? 모르니까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게 아닐까요? 그래야 우리 죽살이가 뜻깊지 않을까요? ^^*
이번 주도 열심히 삽시다.
아자, 아자, 아자~~~~~~~~~~~~~~~!!!
우리말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