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5] 우리말) 산책과 산보

조회 수 3260 추천 수 0 2014.09.15 09:51:17

'산보(散步)'를 '산책(散策)'과 같은 뜻으로 보고 있고,
'산보'는 중국어 사전과 일본어 사전에 모두 등재된 낱말이라 일본식 표현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안녕하세요.

즐거운 월요일 아침입니다.

어제는 딸따니와 함께 산책했습니다.
아침을 먹고 막내에게 산책하자고 했더니, 기분 좋게 따라 나서더군요.
딸따니와 손을 잡고 요즘 새로 집을 짓는 곳을 보러 여기저기 돌아다니는데,
딸내미가 뜬금없이 '산책'이 어디냐고 묻더군요.
아마도 제 딴에는 놀이터처럼 '산책'이라는 곳을 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따라나섰는데 그게 보이지 않고 자꾸 걷기만 하니 좀 힘들었나 봅니다.

"산책은 놀이터나 어린이집처럼 어떤 장소가 아니라 이렇게 아빠와 손을 잡고 걷는 것을 이야기하는 거란다."라고 이야기해줬습니다.
아마 네 살짜리가 보기에는 움직씨(동사)와 이름씨(명사)가 헷갈리나 봅니다. ^^*

흔히 
"휴식을 취하거나 건강을 위해서 천천히 걷는 일"을 '산책'이나 '산보'라고 합니다.
또, '산보'는 일본말이나 되도록 '산책'을 쓰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국립국어원에서 밝히기는
'산보(散步)'를 '산책(散策)'과 같은 뜻으로 보고 있고,
'산보'는 중국어 사전과 일본어 사전에 모두 등재된 낱말이라 일본식 표현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산책'과 '산보'는 모두 말뿌리(어원)을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저는 '산보'보다는 '산책'이라는 낱말을 더 자주 씁니다.
이런 뜻을 지닌 순우리말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누가 알면 좀 알려주십시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하기 마련이다와 하게 마련이다]

"아빠, 누가 이걸 버렸지? 지구가 아파하겠네?"
"그러게 누가 엘리베이터 안에 쓰레기를 버렸을까? 그러면 안 되는데... 그치?"

오늘 아침에 저와 34개월 된 세 살배기 제 아들이 나눈 이야기입니다.
이 녀석은 길을 가다가도 쓰레기만 보면 "지구가 아파하는데... 누가 버렸지?"라면서 안타까워합니다.
어젯밤에는 뜬금없이,
"아빠랑 같이 자니 행복해요."라고 말해 제 코끝을 찡하게 만든 귀여운 녀석입니다. ^^*

이런 고운 마음을 오래도록 지니고 있으면 좋으련만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으면서 되바라지겠죠?
그렇게 되기 마련이지만, 그 게 좀 늦으면 좋겠습니다.
착한 제 아들 입에서 "지구가 아파한다."는 고운 말을 오래도록 듣고 싶습니다. ^^*

나이가 들면서 까지기 마련인가요? 그게 마땅하겠죠? 아닌가요? 
'까지기' 마련인가요, '까지게' 마련인가요? 

사전에 보면,
'기'는 씨끝(어미)으로 그 말이 이름씨(명사) 노릇을 하게 합니다.
혼자이기는 해도 외롭지 않다, 밥을 먹기 싫다, 사람이 많기도 하다처럼 씁니다.
곧, 이름씨(명사) 이다로 쓰여 어떤 것을 지정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게'도 씨끝입니다.
앞의 내용이 뒤에서 가리키는 사태의 목적이나 결과, 방식, 정도 따위가 됨을 나타내죠.
추운데 따뜻하게 입어, 든든하게 먹어야지, 행복하게 살아라처럼 씁니다.

문법으로 따지면 그런데 실제 쓰임은
'하기 나름이다'는 맞고, '하게 나름이다'는 틀립니다.
'하기 때문이다'는 맞고, '하게 때문이다'는 틀립니다.
'하기 십상이다'는 맞고, '하게 십상이다'는 틀립니다.
그러나
'하기 마련이다'와 '하게 마련이다'는 둘 다 맞습니다.
왜 그런지는 설명을 못하겠습니다.
그냥 그래요... ^^*

깔끔하게 설명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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