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학술위원인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이렇게 소리 내고 저렇게 쓰는 말들-성기지 학술위원
말을 할 때는 못 느끼다가도 막상 글로 옮겨 적을 때에는 표기가 헛갈렸던 경험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가령, ‘사귀다’라는 말을 ‘사귀어’, ‘사귀었다’처럼 표현할 때 현실적으로 [사겨], [사겼다]로 줄여서 말하고 있지만, 이러한 준말을 옮겨 적을 방법이 없다. 한글에는 ‘위’와 ‘어’ 소리를 합친 모음자가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겨], [사겼다]로 소리 내고 ‘사귀어’, ‘사귀었다’로 적는다.
달궈진 프라이팬이나 뜨거운 그릇을 모르고 만졌을 때, “앗 뜨거!” 하면서 비명을 지르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 짧은 비명을 글로 옮겨 적을 때에는 “앗 뜨거!”라고 적으면 안 된다. ‘뜨겁다’는 ‘뜨거워’, ‘뜨거우니’, ‘뜨거워서’ 들처럼 어미변화가 일어나는 말이므로, 이때에는 “앗 뜨거워!”라고 적어야 한다. 순간적으로 비명을 지르는 거니까 말을 할 때에야 ‘뜨.거.워.’까지 안 하고 그냥 ‘뜨거!’라고 소리쳐도 되겠지만, 글로 적을 때에는 맞춤법에 맞게 적어야 한다.
이제 무더위가 지나가고 전어구이에 입맛이 당기는 철이 다가왔다. 흔히 “(전어를) 구어먹고”라고 적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말을 할 때에는 [구어먹다]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이 말을 올바로 쓰려면 “(전어를) 구워먹고/구워먹다”로 적어야 한다. ‘굽다’는 ‘구워’, ‘구우니’, ‘구워서’ 들처럼 어미변화가 일어나는 말이기 때문이다. 말을 할 때에도 되도록 규범에 맞게 [구어먹다]보다는 [구워먹다]로 말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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