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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흐리멍텅하다-성기지 학술위원
‘흐리다’는 “날씨가 흐리다.”, “물이 흐리다.”처럼, 눈에 보이는 상태가 맑지 않다는 뜻이지만,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분명하지 않다는 뜻을 나타낼 때도 쓰이는 말이다. 이 ‘흐리다’를 바탕으로 해서 “흐리멍텅한 정치인들”이라든가, “일을 흐리멍텅하게 처리했다.”와 같이 ‘흐리멍텅하다’란 낱말이 자주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예들처럼 ‘정신이 맑지 못하고 흐리다’거나 ‘일의 경과나 결과가 분명하지 않다’는 뜻으로 쓰이는 ‘흐리멍텅하다’는 잘못 쓰고 있는 말이다. 이때에는 ‘흐리멍덩하다’가 바른 표기이다. 옛날에는 ‘흐리믕등하다’로 말해 오다가, 오늘날 ‘흐리멍덩하다’로 굳어진 말이다. 표준말이 아닐 뿐이지 ‘흐리멍텅하다’가 우리말에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북한의 경우에는 ‘흐리멍텅하다’를 우리의 표준어 격인 문화어로 인정하고 있다.
‘흐리멍덩하다’와 비슷한 말로 ‘하리망당하다’란 말도 있다. ‘하리망당하다’는 정신이 아른아른하고 맑지 못하다는 뜻이고, 하는 일이나 행동이 분명하지 않을 때 쓰는 말이다.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또렷하지 못한 것을 ‘하리다’라고 하는데, 이 ‘하리다’의 큰말이 ‘흐리다’이다. 그러므로 ‘흐리멍덩하다’와 ‘하리망당하다’ 역시 큰말과 작은말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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