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어겹되다]
안녕하세요.
어제 내드린 문제의 답은 '매나니'입니다. 선물을 보내드렸습니다. 그나저나 순자 씨 가면 저는 정말 매나니로 일해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어제는 제 선임이었던 오경석 박사 환송회를 했습니다. 다들 서운한 마음에 맘껏 마시고 맘껏 취했습니다. 가끔은 긴장을 좀 풀고 원 없이 망가지고 싶은 때가 있잖아요. 어제가 그랬습니다. (또 술이야기 한다고 나무라지는 마세요. 제 삶이 이렇습니다. ^^*)
지금은 다른 기관에서 일하고 있지만 예전에 같이 일했던 사람을 만나니 기분이 새롭더군요. 네 잔 내 잔 따지지 않고 서로 잔을 치고... 서로 옆 사람 잡고 신세타령하고... 젓가락이 내 것인지 네 것인지 모르고... 그러면서 얼굴에 우럭우럭 술기운은 오르고...^^* (우럭우럭 : 술기운이 얼굴에 나타나는 모양.)
우리말에 '어겹'이라는 이름씨(명사)가 있습니다. "한데 뒤범벅이 됨."이라는 뜻입니다. 움직씨(동사)로 쓰면 '어겹되다'로 써서 그는 외지 사람들과 어겹되어 함께 어울렸다, 건장한 청년 여럿이 어겹된 채 마구 싸우고 있었다처럼 씁니다.
저는 어제 옛 동료와 어겹된 채 억병으로 마셨습니다. 해닥사그리하게 마셔 댔더니 지금도 문뱃내가 나네요. (억병 : 술을 한량없이 마시는 모양. 또는 그런 상태) (해닥사그리 : 술이 얼근하게 취하여 거나한 상태) (문뱃내 : 술 취한 사람의 입에서 나는 들척지근한 냄새)
오 박사님이 또 보고 싶은데 어떡하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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