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능놀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세상은 참 여러 면이 있나 봅니다. 주말에는 놀러 가는 사람도 있고, 집에서 자는 사람도 있고, 교회 나가는 사람도 있고, 서울로 가는 사람도 있고...
'놀이'라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즐거움을 얻으려고 자발적으로 행하는 모든 활동"을 뜻합니다. 놀이 공간, 건전한 놀이 문화처럼 씁니다. 요즘 ㅅㄱㄱ문제로 ㅊㅂㅈㅎ...
'놀'은 한 가지 일에 집착하여 온 정신을 기울인다는 뜻이 있다고 합니다. 흥이나 멋과도 통하는 말이지 싶습니다. 그래서 놀이를 놀았다고 하고 무당이 굿하는 것도 놀았다고 하나 봅니다.
'능'이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빠듯하지 아니하게 넉넉히 잡은 여유."라는 뜻으로 능을 두어 옷을 짓다처럼 씁니다.
이 '능'과 '놀다'가 합쳐지면 '능놀다'가 되어 "쉬어 가며 일을 천천히 하다."는 뜻이 됩니다.
능놀다로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매우 많지만, 여기서는 참겠습니다.
저는 오늘 출장 갑니다. 일터 일로 양평, 서산, 부여, 함양, 진주를 다녀와야 합니다. 내일 오후에 돌아오니 모레는 편지를 보낼 수 있을 겁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어제 오후에 일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전화가 울어 받아보니 3060이라는 번호의 차가 제 것이 맞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다고 했더니, 무려 한 시간이 넘게 계속 시동이 걸려 있는데, 무슨 이유가 있냐고 묻더군요. 이런... 제가 이유는 무슨 이유가 있겠습니까 그놈의 건망증 때문이죠. 비가 올때 사무실에 나오는 바람에 우산 챙기느라 차 열쇠 빼는 것을 깜빡한 겁니다. 요즘처럼 기름 값이 비쌀 때...
이 머리도 이제 다 되었나 봅니다.
말 나온 김에 건망증과 치매의 다른 점을 알려 드릴까요? 건망증은 열쇠를 손에 들고 "내 열쇠가 어딨지?"라고 찾는 것이고, 치매는 열쇠를 손에 들고 "이게 뭐 하는 물건인고?"라고 하는 것이라네요. ^^*
저는 열쇠가 뭐하는 물건인지는 압니다. 아직은... ^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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