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날씨가 꽤 풀렸죠? ^^*

오늘 아침 조선일보에 재밌는 기사가 실렸기에 함께 읽고자 합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2/09/2014120900208.html

[씨밀레·아띠… 辭典에도 없는 말 쓰는 공공기관]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4번 출구 복도 벽면에는 시화(詩畵) 액자들이 전시돼 있다. 종로구청이 제작·전시 중인 한 시에는 '광화문 광장 옛 가림토 성군'이라는 구절이 있다.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을 일컫는 은유적인 표현인데, '가림토'에는 '한글의 옛 명칭'이라는 주석이 달려 있다. 시민들은 '한글을 예전엔 그렇게 불렀구나!' 하지만 실은 엉터리 정보다. 가림토(加臨土)는 역사학계가 위서(僞書)로 판명한 '환단고기'에 "중국의 갑골문자보다 먼저 생겨난 문자"라고 언급됐을 뿐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 가공 문자다. 언어학계도 "그 시기 표음문자가 나타났다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한다.
종로구청은 그러나 9개월째 아무 조치가 없다. 구청 관계자는 "선정 당시 시 내용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아 몰랐는데 최근에야 문제를 알게 됐다"며 "조치를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바른 우리 글과 역사를 앞장서서 알려야 할 공공기관이 그릇된 지식을 사실인 양 퍼트리고 있다. 정체불명의 단어를 순우리말이라 홍보하거나, 위인 모습을 잘못 묘사한 동상을 설치하는 식이다.
코레일과 한국관광공사의 서해안 지역 여행 상품명은 '씨밀레'다. 이들은 홍보 페이지에서 '씨밀레'를 '영원한 친구'의 순우리말로 소개하고 있다. 순우리말 사전을 아무리 뒤져도 그런 단어가 없다. 발음이 같은 음악 용어 'Simile'는 '이전과 같이 연주하라'는 뜻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잘못을 인정한다"며 "조만간 홈페이지를 개편하며 상품명을 바꾸겠다"고 했다. 한국 최초의 쇄빙 연구선 '아라온호'에 쓴 '아라'도 바다의 옛말이라는 이유로 선정됐지만, 아라에 '아래'라는 뜻은 있어도 '바다'의 의미는 없다. '바다'의 순우리말은 '바다'다. 한국해양연구원은 "시민 공모를 통해 뽑은 이름인데 우리도 순우리말이 아닌 줄 몰랐다"고 했다. 선정 당시에도 특별한 검증 절차는 없었다고 한다.
서울시가 세종문화회관 지하에 조성한 식당가 이름인 '광화문 아띠'에 대해 서울시는 '친한 친구' 또는 '오랜 친구'의 뜻이 있다고 설명했지만, 국립국어원은 출처를 찾을 수 없는 정체불명 단어라 일축했다. 인터넷 검색 한 번만 하면 순우리말 여부를 단 몇 초 만에 알 수 있지만, 탁상 행정에 젖은 해당 기관들은 그런 검증조차 거치지 않은 것이다.
지하철 1호선 안양역의 '원태우 의사' 조형물은 좀 더 엄밀한 고증이 아쉬운 사례다. 원 의사는 1905년 을사늑약에 분개해 이토 히로부미가 타고 가던 열차 칸에 돌을 던져 중상을 입힌 인물이다. 그는 농민 신분이었는데, 조형물은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쓴 선비 모습이다. 그의 의거는 조선의 특권 계층이 아닌 일반 민중도 일제의 침략에 저항했다는 증거 중 하나이기에 신분을 정확히 묘사하는 것이 옳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선생을 기리는 마음은 좋지만 학문의 길을 걷지 않은 분을 학자로 묘사한 것은 역사적 사실에 어긋나는 일이다"고 했다. 명패에 '의사'로 적혀 있는 점에 대해 "대체로 의사(義士)는 안중근 의사 등 특정 분들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쓴다"며 "의사보다는 지사(志士)가 더 적절하다"고도 했다.
정부 지원으로 만든 국가 홍보 애니메이션이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기도 했다. 2010년에 농수산부 지원으로 제작된 '김치 전사'에는 '우리 조상이 수수나 조를 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김치(로 만든) 그물을 만들었다'는 대사가 나온다. '김치는 1592년 천연두와 대항하여 싸웠다'는 언급도 있다. 김치 그물은 역사적·과학적 근거가 없는 만화적 상상력의 산물이고, 임진왜란 시기 천연두가 창궐한 것은 사실이지만 천연두 예방·치료에 김치가 쓰였다거나 효능이 있었다는 기록은 전혀 없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그립다와 그리웁다]

안녕하세요.

잠시 뒤 11시에 기자 브리핑을 준비하다 보니 아침부터 정신이 없네요.
세상이 왜 이리 핑핑 도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제저녁에 선배님의 명예퇴직 환송회가 있었습니다.
사람은 만나면 헤어지는 게 마땅하겠지만
그래도 헤어지는 자리는 언제나 아쉬움이 남습니다.
독하게 말하면,
이 꼴 저 꼴 안 보고 차라리 지금 나가시는 게 부럽게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리움 섞인 눈빛만은 숨길 수 없네요.
아무쪼록 언제 어디서건 건강하게 한뉘 흔전거리며 사시길 빕니다.

흔히
"보고 싶거나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는 뜻의 그림씨를 '그립다'고 하지 않고 '그리웁다'고 하는 사람을 많이 봅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우'가 왜 들어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싱겁다고 하면 될 것을 싱거웁다고 하고,
미덥다고 하면 될 것을 미더웁다고 하며,
쉽다고 하면 될 것을 쉬웁다고 합니다.
정답다고 하면 될 것을 정다웁다고 하고,
흥겹다고 하면 될 것을 흥겨웁다고 합니다.
모두 '우'를 빼야 합니다.

문법적으로는 왜 '우'가 들어가는지, 왜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많으신지는 모르지만,
표준말에서는 '우'를 빼야 합니다.

그리움을 남긴 채 헤어져야 나중에 만났을 때 반가움이 더 클까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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