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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침 일찍 나주에 다녀오느라 편지가 좀 늦었습니다.

오늘은 박남 님이 보내주신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요즘 언론에 난무하는 기사들을 보고 심난한 마음에 몇 자 적습니다.

최근 언론에 난 기사를 보면 [규제 기요틴] [체육계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같은 단어들이 있더군요.
어떤 규제가 불합리하거나 불필요하거나 혹은 부실하다면 이는 마땅히 고치거나 폐지하면 되는 거 아닐까요?
그런데 그런 규제들이 대체 얼마나 잘못됐길래 [단두대]에서 처형시켜야 할까요?
더욱이 우리말 [단두대]가 있는데도 왜 굳이 정부가 나서서 [기요틴]이란 국적 불명의 단어를 쓰는 겁니까?
무슨 언어생활이 이토록 살벌하고 처절한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한편으로 부정부패나 범죄들이 있다면 그것은 비단 체육계 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척결돼야 할 것입니다.
그럼 그것도 "단 한 번의 부정 비리만으로도 직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하면 안되나요?
한국어의 수호자요 대변자여야 할 대한민국 정부가 왜 이토록 한국어를 부정하는데 앞장서고, 국적 불명의 언어들을 정부 발표랍시고 하는 겁니까?

진심으로 묻겠습니다.
우리는 한국에 살고 있습니까? 코리아에 살고 있습니까?
우리는 한국인입니까? 코리안입니까?
우리는 한국어를 말하나요? 코리안을 말하나요?

성박사님께서 가끔 "어제 TV에서 본 내용 중 잘못된 내용"이라고 지적해 주시는 경우가 있죠?
위의 경우를 보면, 그런 건 아무 것도 아니라고 느껴집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대내외적으로 발표하는 정책이나 선언들이 "한국어의 탈을 쓴 외국어"인 경우가 비일비재 하니까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란 말은 대체 무슨 뜻인가요?
이런 걸 "한국어"라고 읽고 쓰고 이해해야 할까요?
그런 의미에서, 매일 [성제훈의 우리말123]이란 메일을 받아 열어보는 것도...참 쓰잘데 없는 일이 아닌가 하는...자괴감과 회의감이 듭니다.
게다가 요즘 곳곳에서 들리는 "커피 나오셨습니다""잔돈 1천5백원이세요""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같은 얼토당토 않은 한국어까지...
2015년 1월의 대한민국...과연 제정신들입니까?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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