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13] 우리말) 쑥되고 말았다

조회 수 3195 추천 수 0 2015.03.13 08:48:22

어리석고 못난 사람’을 가리켜 ‘쑥맥 같다’고 한다. 이렇게 발음하다보니 풀이름인 ‘쑥’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때에는 쑥이 아니라 콩을 뜻하는 한자말 ‘숙’(菽) 자를 쓴다.

안녕하세요.

촉촉하게 봄비가 내리네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쑥되고 말았다-성기지 학술위원

발음이 잘못 알려져 쓰이고 있는 낱말 가운데, ‘쑥맥’이란 말이 있다. ‘어리석고 못난 사람’을 가리켜 ‘쑥맥 같다’고 한다. 이렇게 발음하다보니 풀이름인 ‘쑥’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때에는 쑥이 아니라 콩을 뜻하는 한자말 ‘숙’(菽) 자를 쓴다. ‘숙’이 ‘쑥’으로 발음되고 있는 것이다. 또 ‘맥’은 ‘보리 맥’(麥) 자이므로, 이 낱말은 ‘쑥맥’이 아니라 ‘숙맥’이다.

‘숙맥’은 ‘콩과 보리’를 가리킨다. 본디 ‘숙맥불변’(菽麥不辨)이라는 한자 숙어에서 비롯된 말인데, 우리말로 풀면 ‘콩인지 보리인지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생김새가 아주 다른 콩과 보리조차 구별하지 못할 만큼 분별력이 무딘 사람을 ‘숙맥’으로 부르게 된 것이다. 요즘에는 그저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사람을 숙맥이라 한다.

이와 비슷하게, 너무 순진하거나 어리석은 사람을 가리켜 ‘쑥’이라고도 하는데, 이때에는 한자말 ‘숙’(菽)과는 전혀 다른 우리말이 된다. 여기에 ‘되다’를 붙여 ‘쑥되다’라고 하면, “3월에는 눈이 안 올 거라고 큰소리치는 중에 눈이 왔으니, 그만 쑥되고 말았다.”처럼, ‘우습게 되다’는 뜻으로 쓰이는 동사가 된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일의 순서가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차례]

안녕하세요.

어제 어떤 교육을 받았는데
네 시간 교육이다 보니 교육하는 사이사이에 사람들이 직접 해 보는 시간을 만들더군요.
처음 발표한 사람 다음에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발표를 이어갔습니다.

흔히,
돌아가는 순서를 정할 때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시계 방향이라고 하고 
그 반대로 돌아가면 반시계 방향이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고스톱 순이나 포커 순이라고도 하더군요. 

안타깝게도(?)
시계방향, 반시계방향, 고스톱순, 포커순 모두 국어사전에 없는 낱말입니다.

자, 여기서 문제를 내겠습니다.
일의 순서가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차례를 뜻하는 순 우리말을 맞히시는 게 오늘 문제입니다.
좀 뚱겨드리자면,
옷깃의 왼 자락이 바른 자락 위에 덮이게 입는 데서 온 낱말입니다.
김 사장은 술잔을 ????로 돌렸다, 지금부터 ????로 노래를 부르자처럼 씁니다.
네 자입니다.

가장 먼저 문제를 맞히신 분께는
어제 받은 우리말편지 갈피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제가 직접 도안하여 만든 것으로 세상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겁니다. ^^*

그리고
지난달에 선물 보내드리기로 한 분께는 오늘 모두 보내드리겠습니다.
새 갈피표로...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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