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붙좇다]
안녕하세요.
어제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돌아왔죠? 정말 잘하고 오셨습니다. 어려운 때에 우리나라 사람들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종목 어떤 점에서 가장 크게 감동하셨나요? 저는 여자 핸드볼 마지막 1분에서 가장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지도자는 용장, 지장, 덕장이 있다고 하죠? 임영철 감독은 경기가 끝나기 1분 전에 '작전타임'을 요청했고, "마지막 1분은 언니들 몫이다"라며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치는 사람들이 뛸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참으로 멋진 배려입니다.
저도 그런 것을 배우겠습니다. 제가 감독이 되면 꼭 그렇게 할 것이고, 제가 회사 사장이 돼도 만년 대리는 퇴직 전에 과장으로 승진시켜 내보내겠습니다. 만년 과장은 부장으로 승진시켜 한번이라도 부장 월급을 받고 나가게 만들겠습니다. 평생을 바친 회사를 떠나면서, 후배들에게 떳떳하고, 자식들에게 당당함을 보일 수 있게 배려하겠습니다. 사람은 꿈을 먹고 산다고 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습니다. 제가 감독이나 사장이 된다면 그 사람의 자존심을 꺾지 않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시는 분을 더 챙기겠습니다.
우리말에 '붙좇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존경하거나 섬겨 따르다"는 뜻입니다. '붙따르다'도 비슷합니다. "아주 바싹 가까이 따르다"는 뜻입니다. 옆에 딱 붙어서 존경으로 섬기며 따라 배우는 게 바로 붙좇다입니다.
제 옆에 덕장이 많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남들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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