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06] 우리말) 여미다

조회 수 3779 추천 수 0 2015.04.06 09:50:59

이 '여미다'에는 관용적으로 "경건한 마음으로 옷을 가지런하게 해 자세를 바로잡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곧, '여미다'는 그냥 옷깃을 세우는 게 아니라 단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녕하세요.

이번 주에는 비도 오지 않고 날씨가 그리 추울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아침저녁으로는 조금 쌀쌀하네요.
이런 날은 옷을 껴입는 것도 좋지만, 입은 옷의 옷깃을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요? ^^*

오늘은 옷깃을 여미다를 알아보겠습니다.
'여미다'는 "벌어진 옷깃이나 장막 따위를 바로 합쳐 단정하게 하다."는 뜻을 지닌 움직씨(동사)입니다.
옷깃을 여미다, 코트 자락을 여미다, 병사들은 철모를 고쳐 쓰고, 조심스럽게 짤그락 실탄을 먹고, 방탄조끼를 여미고, 조용히 전투 준비를 했다처럼 씁니다.

이 '여미다'에는 관용적으로 "경건한 마음으로 옷을 가지런하게 해 자세를 바로잡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순국선열들을 생각하며 옷깃을 여미어 묵념했다, 폐허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인간의 의지에 사람들은 옷깃을 여미기도 한다처럼 쓰는 게 잘 어울립니다.
곧, '여미다'는 그냥 옷깃을 세우는 게 아니라 단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럼 추울 때 옷깃을 곧추세우는 것은 뭐라고 하는 게 좋을까요?
그건 그냥 옷깃을 세운다고 하면 됩니다. ^^*

아침저녁으로 쌀쌀합니다.
옷깃을 잘 세우고 다닙시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가꾸로와 거꾸로]

안녕하세요.

한가위가 얼마 남지 않았죠? 어젯밤에 달을 보니 반달을 조금 넘었더군요.

이번 추석은 연휴도 짧고 여러모로 먹고살기도 어려워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이 도시로 올라오시는 일이 많을 거라고 합니다.
흔히 말하는 '역귀성'이죠.

역귀성은 "명절 때에 자식이 고향의 부모를 찾아가는 것에 대하여 거꾸로 부모가 객지에 있는 자식들을 찾아가는 일"이라는 뜻으로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역(逆)을 순 우리말로 하면 거꾸로가 될 겁니다.
역은 이름씨이지만 거꾸로는 어찌씨(부사)입니다.

'거꾸로'를 흔히 '가꾸로'라고도 씁니다.
어색하기는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고 거꾸로의 작은말 정도 됩니다.

그러나 가꿀로나 까꿀로, 꺼꿀로는 틀린 말입니다.
이렇게 된소리로 쓰지 않아도 되는데 세상이 하도 험해 자꾸 소리가 거세지나 봅니다.

이번 한가위에
고향에 가실지 가꾸로 부모님이 올라오실지 모르지만,
모두 넉넉하게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0122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5665
1256 [2015/01/08] 우리말) 많다와 잦다(2) 머니북 2015-01-09 3641
1255 [2014/02/07] 우리말) 불임이 아니라 난임 머니북 2014-02-10 3641
1254 [2009/11/06] 우리말) 명조체와 바탕체 id: moneyplan 2009-11-06 3641
1253 [2008/11/28] 우리말) 발품과 손품 id: moneyplan 2008-12-01 3641
1252 [2007/07/24] 우리말) '뱃속'과 '배 속' id: moneyplan 2007-07-24 3641
1251 [2017/04/17] 우리말) 달물결 머니북 2017-04-18 3640
1250 [2016/06/14] 우리말) 몹쓸 머니북 2016-06-15 3640
1249 [2015/08/10] 우리말) 일소현상? (2) 머니북 2015-08-11 3640
1248 [2011/10/19] 우리말) 공부 말뿌리 머니북 2011-10-19 3640
1247 [2014/01/28] 우리말) 우리말 속 일본말 머니북 2014-01-28 3640
1246 [2014/01/17] 우리말) 메모와 적바림 머니북 2014-01-17 3640
1245 [2007/06/26] 우리말) 판사는 ㄷㄹ지고 ㄷㄸ야합니다 id: moneyplan 2007-06-26 3639
1244 [2007/05/31] 우리말) 건하다와 거나하다 id: moneyplan 2007-05-31 3639
1243 [2016/12/01] 우리말) 붴 머니북 2016-12-05 3638
1242 [2015/01/02] 우리말) 지루하다/지리하다 머니북 2015-01-02 3638
1241 [2013/01/08] 우리말) 휴마트 머니북 2013-01-08 3638
1240 [2007/11/09] 우리말) 두껍다와 두텁다 id: moneyplan 2007-11-09 3638
1239 [2007/06/27] 우리말) 선거철이 벌써 시작되었나 봅니다 id: moneyplan 2007-06-27 3638
1238 [2017/10/16] 우리말) 조쌀하다 머니북 2017-11-06 3637
1237 [2017/04/18] 우리말) 엿먹다 머니북 2017-04-18 3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