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본디와 본시]
안녕하세요.
이제 곧 한가위네요. 다들 고향으로 가시겠죠? 사람은 본디 고향을 찾고, 어머니 품을 찾게 되어 있나 봅니다. 특히 명절 때는 더 그렇죠.
오늘은 본시, 본디, 본디를 갈라볼게요.
네이버에서 웹문서를 검색해 보니 본래는 191,202건 본디 2,640,747건 본시는 127,479건이 나오네요. ('본시'에는 '본시험', '본시리즈' 따위도 함께 나왔습니다.)
뜻은 다 비슷합니다. 처음을 뜻합니다.
본래(本來)는 "사물이나 사실이 전하여 내려온 그 처음"이라는 뜻으로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고, '본디'로 다듬어서 쓰라고 나와 있습니다. 본시(本始)는 "맨 처음"을 뜻하는 시초와 같은 뜻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본디(本-)는 "사물이 전하여 내려온 그 처음"이라 풀었네요.
뜻이 비슷하거나 같다면, 저는 한자가 하나라도 적게 들어간 '본디'를 쓰겠습니다. ^^*
어떤 학자는 본디의 '디'도 地 자에서 왔다고 설명하십니다. '본지'라는 말이 '본디'로 바뀌었다는 거죠. 자음 'ㄷ' 이 모음 'ㅣ'와 만나서 'ㅈ'으로 변하는 구개음화와 구개음화역행으로 설명합니다. 미닫이가 미다지로 되기도 하지만 본지가 본디로 되기도 한다는 거죠.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농대 나와서 농사짓는 사람이다보니... ^___^*
저는 오늘 하루 휴가를 냈습니다. 어린 애들 데리고 열댓 시간을 차 속에서 씨름할 생각을 하니 끔찍하잖아요. 그래서 오늘 휴가를 내고 오늘 새벽에 길을 떠나 지금 광주에 있습니다. 처가에서 잠시 있다가 오후에 고향 해남으로 갈 생각입니다.
여러분도 한가위 잘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