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10] 우리말) 데다

조회 수 4265 추천 수 0 2015.04.10 08:33:01

'데다'를 '데이다'로 쓰면 틀립니다.
굳이 '-이'를 넣어 피동사를 만들 까닭이 없습니다.
그렇게 잘못 쓰는 게 '설레다'나 '메다'입니다. 

안녕하세요.

편지를 쓰다보니,
어제 편지를 써놓고 보내지 않았었네요.

그 편지를 오늘 보냅니다. ^^*

오늘도 날씨가 맑고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말 편지에서 가끔 소개해 드렸던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가 3,000회를 맞았다고 합니다.
축하드립니다. ^^*
우리말 편지도 비슷한 시기에 보내기 시작했으니 얼추 그 정도 보냈나 봅니다.
이렇게 아침마다 편지를 보내다 보면 늘 소재거리로 고민합니다.
오늘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슨 이야기로 우리말 편지를 풀어갈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잦죠. 제 깜냥이 부족해서….
오늘은 커피를 타면서 그런 고민을 하다가 손을 델뻔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데다.'를 알아보겠습니다. ^^*

'데다.'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불이나 뜨거운 기운으로 말미암아 살이 상하다. 또는 그렇게 하다."는 뜻으로
'발이 뜨거운 국에 데었다, 끓는 물에 손을 데었다.'처럼 씁니다.
다른 하나는 "몹시 놀라거나 심한 괴로움을 겪어 진저리가 나다."는 뜻으로
'사람에 데다, 술에 데다, 아이는 힘든 공부에 데었는지 집에 와서는 잠만 잔다'처럼 씁니다.

이 '데다'를 '데이다'로 쓰면 틀립니다.
굳이 '-이'를 넣어 피동사를 만들 까닭이 없습니다.
그렇게 잘못 쓰는 게 '설레다'나 '메다'입니다. 
(가슴 설레이다가 아니라 가슴 설레다, 목이 메이다가 아니라 목이 메다.)

저는 아침에 커피 타다가 뜨거운 물에 데일뻔한 게 아니라 델뻔한 겁니다. ^^*

고맙습니다.

오늘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000회 기념으로 보낸 편지를 붙입니다.
이 편지를 아침마다 받아보시려면
koyakonin@gmail.com으로 편지를 보내시면 됩니다.



2004년 6월 5일 쓰기 시작한 한국문화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가 10년을 넘어 드디어 3천 번째를 맞이하였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뜨거운 독자님들의 사랑으로 멈춤 없이 3천이란 숫자를 만들어낸 것에 대해 저 역시 감회가 깊습니다. 

10년이 넘는 세월을 돌아보면 지쳐서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고, 때로는 무엇을 쓸 것인지 떠오르지 않아 헤매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순간  순간을 견뎌내며 앞으로 나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독자 여러분이 곁에 계셨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얼레빗을 제 시간에 내보내지 못햇을 때 왜 안 보내느냐고 전화 해주시는 분이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주시는 분, 얼레빗 받는 재미로 하루를 산다고 격려를 해주시는 분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성껏 후원회비를 보내주시는 분들은 제가 포기하지 않고 오늘에 이르도록 한 동지요, 은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글쓰기를 시작해 3년이 지나면서 슬슬 지쳐갈 때 살별처럼 나타나셔서 수없이 그림을 그려주신 이무성 화백님, 매주 한 차례씩 변함없이 글을 보내주셔서 300편 가까운 글을 축적해주신 서한범 교수님, 일본 교토의 김리박 시인님, 이윤옥 교수님이 안 계셨더라면 오늘의 3천회는 상상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어떤 분은 얼레빗 거리가 바닥날 때도 되지 않았느냐고 농담 삼아 말씀하시기도 하지만 우리의 겨레문화 이야기는 퍼내도 퍼내도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아 결코 마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직도 독자님께 보내드릴 겨레문화 이야기는 끝없이 샘솟고 있습니다. 다만, 저의 능력이 그를 끝없이 이어낼 수 있을까가 걱정일 뿐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제게 큰 힘은 변함없는 독자 여러분의 사랑의 회초리입니다. 또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응원해주시는 따스한 격려의 말 한마디가 저를 지치지 않게 만드는 명약일 뿐입니다. 앞으로  얼레빗은 5천회를 넘고 1만회에도 다다를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어제 한 독자께서 아름다운 화분과 함께 케이크 그리고 샴페인을 보내주셨는데요. 사실 저야말로 독자 여러분 모두에게 제 정성을 가득 담은 꽃다발을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다시 한 번 3천회를 맞게 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엎드려 큰절 올립니다.  

앞으로도 오래도록 독자여러분과 함께 소중한 우리문화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주변에 널리 알려주시고 좋은 소재와 격려도 더 많이 보내주시길 욕심내어 비손합니다. 고맙습니다.


                                을미년(4348)  4. 9.
                             날마다 쓰는 한국문화 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김영조 사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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