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말아요'라 하지 마요

요즘 ‘어벤져스2’라는 미국 영화가 우리나라에 개봉되어 많은 관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 한다. 영어를 잘 못 알아듣는 ‘평범한’ 우리는 외국 영화를 보다 보면, 눈길이 쉴 새 없이 한글 자막 쪽으로 오가게 된다. 이 영화처럼 수많은 영웅들이 한꺼번에 나오게 되면, 영상과 자막을 오가는 눈알의 움직임이 얼마나 빠르냐가 영화 이해도를 좌우하기도 한다.

그런데 외화에서 자주 눈에 띄는 자막 가운데 ‘그러지 마요’, ‘하지 마요’라는 표현이 있다. 우리의 언어 습관에는 아무래도 ‘그러지 마요’, ‘하지 마요’보다는 ‘그러지 말아요’, ‘하지 말아요’가 자연스럽기 때문에, ‘마요’라는 말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때에는 영화 자막에서 보여주는 대로 ‘그러지 마요’, ‘하지 마요’가 올바른 말이다.

‘말다’의 어간 ‘말-’에 어미 ‘-아’ 또는 ‘-아라’가 붙으면 ‘말아’, ‘말아라’처럼 되는데, 우리말 어법에는 이때에 받침 ‘-ㄹ’이 탈락해서 각각 ‘마’와 ‘마라’가 된다. 그래서 ‘하지 마’, ‘하지 마라’처럼 쓰인다. 마찬가지로 ‘마’ 뒤에 보조사 ‘요’가 붙어서 ‘하지 마요’가 되는 것이다. 우리 귀에 이미 익숙해 있다 하더라도 어법에 맞는 바른말을 받아들여 바로잡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안되다'와 '안 되다']

안녕하세요.

요즘 정말 바쁘네요.
일터 일을 이야기하면 잡혀갈지 모르지만,
요즘은 일이 겹쳐서 너무 바쁩니다.
지금 감사원 감사받고 있으며,
다음 주에 국회 국정감사 있고,
국정감사 직후에 조직개편이 있습니다.
어제는 장관님이 일터에 다녀가셨습니다.
이런 일들은 1-2년에 한 번씩 오거나 따로따로 오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겹쳐서 한꺼번에 오네요.
그것 때문에 거의 날마다 집에도 제대로 못 들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부서에서 그걸 다 챙겨야 하거든요.

어제는 집에 들어가면서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거울에 비친 제 얼굴을 보니
제가 봐도 몹시 안됐더군요.
왜 그리 삭았고 가선이 졌는지... ^^*

오늘은 삭은 제 얼굴에 생기가 돌기를 빌며
'안되다'와 '안 되다'를 갈라볼게요.

'안 되다'의 '안'은 '아니'의 준말로 품사는 어찌씨(부사)입니다.
따라서 뒤에 오는 낱말과 띄어 써야 합니다.
안 벌고 안 쓰다, 안 춥다, 비가 안 온다처럼 씁니다.
'안 되다'처럼 '안'과 '되다'를 띄어 써야 바릅니다.

그러나 '안되다'는 한 낱말입니다.
근심이나 병 따위로 얼굴이 많이 상하다는 뜻과 섭섭하거나 가엾어 마음이 언짢다는 뜻이 있습니다.
몸살을 앓더니 얼굴이 많이 안됐구나, 안색이 안돼 보여서 보약을 지어 보냈다, 그것참 안됐군처럼 씁니다.

따라서
'안 되다'와 '안되다'는 뜻이 다릅니다.
별것 아닌 띄어쓰기지만 이렇게 뜻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못'도 '안'과 마찬가지입니다.
'못 하다'와 '못하다'로 쓸 수 있고
그 뜻은 다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6933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2502
56 [2006/10/17] 우리말) 천상 제날짜에 가야지... id: moneyplan 2006-10-17 5372
55 [2006/10/16] 우리말) 아싸리 말해서 이거 똔똔입니다 id: moneyplan 2006-10-16 5965
54 [2006/10/14] 우리말) 가을이 오는 속도 id: moneyplan 2006-10-14 6002
53 [2006/10/13] 우리말) 알타리김치,총각김치,홀아비김치 id: moneyplan 2006-10-14 5788
52 [2006/10/12] 우리말) 굽실대다 id: moneyplan 2006-10-12 4495
51 [2006/10/11] 우리말) 배추 뿌리, 배추꼬랑이 id: moneyplan 2006-10-11 5583
50 [2006/10/10] 우리말) 밥먹고 삽시다 id: moneyplan 2006-10-10 5541
49 [2006/10/09] 우리말) 돈 될 천 원짜리 지폐 id: moneyplan 2006-10-09 4267
48 [2006/10/09] 우리말) 우리말 훼방꾼? 우리말 헤살꾼! id: moneyplan 2006-10-09 4526
47 [2006/10/04] 우리말) 즐거운 추석 되세요. -> 아니요. 싫은데요. id: moneyplan 2006-10-08 5564
46 [2006/10/02] 우리말) 낯선 편지 id: moneyplan 2006-10-02 6092
45 [2006/09/30] 우리말) 웜 비즈? 쿨 비즈? id: moneyplan 2006-09-30 4752
44 [2006/09/29] 우리말) 이걸 처먹으라고? id: moneyplan 2006-09-29 5046
43 [2006/09/28] 우리말) 택배가 느리게 왔어요 id: moneyplan 2006-09-28 4824
42 [2006/09/27] 우리말) 유감에 유감? id: moneyplan 2006-09-28 4839
41 [2006/09/26] 우리말) 허접 쓰레기? 허섭스레기 id: moneyplan 2006-09-26 5260
40 [2006/09/25] 우리말) 모듬과 모둠 id: moneyplan 2006-09-25 6749
39 [2006/09/24] 우리말) 산문 모음집 id: moneyplan 2006-09-25 5539
38 [2006/09/22] 우리말) 햇땅콩이 아니라 해땅콩입니다 id: moneyplan 2006-09-22 5403
37 [2006/09/21] 우리말) 염치불구하고... id: moneyplan 2006-09-21 5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