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수군수군과 소곤소곤]
안녕하세요.
오늘 낼 사이에 제 일터에 인사이동이 있나 봅니다. 소문만 무성하고,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모여 소곤거리는 게 눈에 띄네요.
흔히 몇 사람이 모여 다른 사람은 알아듣지 못하도록 자기들끼리 작은 목소리로 얘기하거나, 서로 귀에 대고 조용히 얘기하는 모습을 두고 '소근거리다'나 '수근거리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은 표준말이 아닙니다. '소곤거리다, 수군거리다'로 써야 바릅니다.
표준어 규정에는 약간의 발음 차이로 몇 형태가 같이 쓰이면 더 일반적으로 쓰이는 형태 하나만을 표준어로 삼는다고 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소곤거리다, 수군거리다'가 표준말이고 그런 모양을 나타내는 낱말이 '소곤소곤'입니다. 센말은 '쏘곤쏘곤', 큰말은 '수군수군'입니다. 따라서 소곤소곤 속삭이다, 쏘곤쏘곤 귀엣말을 하다, 수군수군 이야기하다처럼 쓰는 게 맞습니다.
제가 이 과로 온 지 2년 반이 되었는데 이번 인사에 다른 과로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연구소로 돌아간다고 희망은 했는데 이번에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네요. 아마도 본청에서 몇 년 더 굴러야 할 것 같습니다.
옆에서 인사 문제로 소곤거리는 말 속에 제 이름도 들어 있을까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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