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21] 우리말) 사전에 이런 말도...

조회 수 6510 추천 수 0 2015.05.26 11: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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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도 신문 기사 하나를 함께 읽겠습니다.

http://news.mt.co.kr/hotview.php?no=2015051511334979635&type=1&hid=201408191020164401&sec=all&htitle=%BF%EC%B8%AE%B8%BB+%B9%E7%B4%D9%B8%AE%B0%C9%B1%E2&VHI

짜장 똥겨줘요? 사전에 이런 말도…


'뾰롱뾰롱' 하면 떠오르는 게 있으신가요. 혹시 어린이 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 하지만 뽀롱뽀롱 아닌 뾰롱뾰롱은 뽀로로와 관련 없는 말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른 단어는 약 50만 개. 당연히 이 말들을 다 알 수 없는데요. 사전을 뒤지다 보면 한 번도 못 들어본 단어도 많습니다. 오늘은 이 중 특이한 말을 몇 개 소개합니다. 

뾰롱뾰롱이란 '성미가 부드럽지 못해 남에게 톡톡 쏘기 잘하는 모양'으로 설명돼 있습니다. 요새 잘 쓰는 말 '까칠함'이 떠오르는데요. 비교적 많이 쓰이는 '뾰로통하다(못마땅해 화난 빛이 나타나 있다)'와 비슷한 모양입니다.

음식과는 전혀 관련 없는 우리말 '짜장'은 '정말로'라는 뜻입니다. 5년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는데요. 젊은 층에서 "정말?"이라는 뜻으로 종종 쓰는 "레알?(스페인어 Real의 발음)" 대신 써도 말이 됩니다. 이 영향일까요?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명문 팀 '레알 마드리드'가 '짜장 마드리드'로 불리기도 합니다.(축구 팀 이름의 레알은 실제로는 '국왕의'란 뜻입니다.)

어감이 재미있는 '똥기다'는 모르는 사실을 알게끔 암시 준다는 뜻인데요. 흔히 쓰는 '힌트 주다'를 대신해 쓸 수도 있겠습니다. "어려운 문제였는데 한 마디 똥겼더니 맞혔어" 식입니다. 1962년 7월30일자 동아일보에는 관련된 기사가 나오는데요. 당시 '한글전용특별심의회'의 언어 순화작업에 대한 기사에서 "'힌트'를 '귀띔'이라고 한 것은 좋으나 '똥김'이라고 한 것…" 등을 예로 들며 각계 비난이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속어 자뻑(과도한 자기도취)이 생각나는 '자빡'은 매몰찬 거절을 말합니다. "그냥 싫다고 하지 뭐 그렇게 자빡을 치나?"처럼 쓸 수 있는데요. 소개팅 자리에서 '자뻑'이 심하면 '자빡'을 맞을지도 모릅니다. 

'콩켸팥켸'는 컴퓨터 타자의 최고난도 단어가 아닐까 싶은데요. 콩과 팥이 같이 들어가 있듯이 '사물이 뒤죽박죽 섞인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말은 대중들의 선택에 따라 생명력을 얻습니다. 그래서 널리 쓰이기도 하고 반대의 길을 걷기도 합니다. 예전에 '상상플러스'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설레발'이라는 말이 소개돼 화제에 오른 적이 있는데요. 이 말은 부활하며 요즘도 많이 쓰입니다. 

앞서 소개한 말들도 잊혀 가거나 잊힌 단어들인데요. 유행이 돌고 돌듯 시간이 지나 우리의 선택으로 되살아날지도 모릅니다. 

문제입니다. 다음 말은 무슨 뜻일까요? (똥김: 자주 쓰는 어떤 말의 줄임 꼴)

정답은 부엌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쌀 직불금]

안녕하세요.

어제 댓글을 다신 분이 많으시네요.
왜 그런지 봤더니 '거 밤 한 톨 좀 줘 봐' 답을 맞히시느라 그런 거네요. ^^*

우리말 편지는 하루에 두 편을 보냅니다.
앞에 있는 것은 그날 아침에 쓴 편지이고,
아래에 붙인 편지는 예전, 곧, 3-4년 전에 보낸 편지를 복습 삼아 보내드리는 것입니다.
어제 보낸 거 쌀 한 톨 좀 줘 봐...이것도 3년 전에 보낸 겁니다. 

오늘 이야기입니다.
요즘 쌀 직불금으로 나라가 시끄럽네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많이 가지고 부자로 떵떵거리고 사는 것을 뭐랄 수는 없습니다.
비록 배가 아프기는 하지만, 떳떳하게 번 돈이라면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그러나
억지로 다른 사람 몫을 뺏거나, 염치없이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거둬들이는 것은 문제입니다.
그런 "염치나 체면을 차리지 않고 재물 따위를 마구 긁어모으는 짓"을 '걸태질'이라고 합니다.
낱말에서 나오는 느낌이 벌써 더럽네요. ^^*
여기서 나온 낱말이
걸터듬다, 걸터먹다, 걸터들이다 따위입니다.
모두 염치나 체면 차리지 못하고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휘몰아 긁어모은다는 뜻입니다.

쌀 직불금 그게 몇 푼이나 된다고 그걸 받아먹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쌀 직불금은 얼마 되지도 않습니다.
비록 농민들에게는 큰돈이지만, 가진 자들에게는 푼돈입니다.
근데 그걸 뺏어 간다고요?
아흔아홉 석 가진 사람이 한 석 가진 사람보고 내놓으라고 한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 봐야 흙으로 돌아갈 때는 너나 나나 똑같이 한 평인데...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는 것을 왜 모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알기에는
받는 것보다 주는 게 더 큰 기쁨입니다. 
저는 그것을 느낍니다.
그 기쁨을 또 느끼고자 내일은 문제를 내서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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