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명함 만들기]
안녕하세요.
요즘 제 일터는 조직 이름이 바뀌어 명함을 새로 만드는 분이 많으시네요. 제 명함도 새로 만들고 있습니다. ^^* 오늘은 명함에서 흔히 틀리는 것 몇 가지 알아볼게요.
먼저, 이름 쓸 때는 성과 이름을 붙입니다. 성제훈이나 홍길동처럼 씁니다.
다음은 영어 명함입니다. 이것부터 틀렸네요. 영어 명함이 아니라 로마자 명함입니다. 제 이름을 영어로 쓰면 Richard Sung이나 뭐 이런 게 되어야 할 겁니다. 제 이름 성제훈을 Sung Jehun으로 쓰는 것은 영어로 쓰는 게 아니라 로마자로 쓰는 겁니다. 저는 영어 이름이 없습니다. ^^*
로마자로 쓸 때 Je Hun Sung Je Hun, Sung Je-Hun, Sung J. H. Sung J. H., Sung J-H, Sung JH, Sung Sung, Je Hun Sung, Je-Hun Sung Je Hun 으로 쓰는 것은 틀립니다. 성이 앞에 오고, 성과 이름을 띄어 쓰되 이름 두 자는 붙여 써야 합니다. 따라서 제 이름 성제훈을 로마자로 쓰면 Sung Jehun이라 써야 바릅니다.
주소를 쓸 때도 조심할 게 있습니다. 수원시를 로마자로 쓰면 Suwon-si라고 씁니다. 행정구역 단위와 이름은 띄어 쓰고 그 앞에 붙임표(-)를 넣습니다. 경기도는 Kyeongkido가 아니라 Gyeonggi-do라고 씁니다.
이런 것은 로마자표기법에 나옵니다.
우리말은 공기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맑은 공기를 마셔야 건강하듯, 깨끗하고 고운 우리말을 써야 제 정신과 넋도 건강해지리라 믿습니다.
우리말과 글을 함부로 쓰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나요? 함부로 쓰지 못하게 관련 규정을 만들어 뒀는데, 왜 그 규정을 무시하고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어문규정에도 문제는 많습니다. 특히나, 맞춤법에는 성과 이름을 붙이게 되어 있지만, 한글학회는 성과 이름을 띄어서 씁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제 이름을 '성제훈'이라 하고, 한글학회에서는 제 이름을 '성 제훈'이라 씁니다. 국립국어원과 한글학회가 이렇게 따로 놀면 우리 같은 사람은 어딜 따라야 하죠?
어문규정에 이상한 규정도 많고, 이해 못할 곳도 있지만, 다 우리말과 글을 아끼고 사랑하자는 뜻에서 만들었다면, 관심을 두고 따르는 게 바르다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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