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10] 우리말) 살품

조회 수 9372 추천 수 0 2015.06.10 11:03:47

.

안녕하세요.

메르스가 하루빨리 잡혀야할텐데 걱정입니다.

오늘도 예전에 보낸 편지로 갈음합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반보기]

안녕하세요.

어제 낸 문제 답은 '살품'입니다.
뜻이 좀 거시기하긴 하지만 참으로 멋진 말이라 생각합니다.

참,
달포쯤 전에 아버님께 드린다고 향기나는 종이를 좀 보내달라는 분이 계셨는데,
제가 주소를 미처 적어두지 못했습니다.
이제야 그 종이를 얻었습니다. 주소를 다시 보내주시면 종이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저에게 선물 받는 방법을 좀 똥겨드리자면...
부모님이나 식구 이야기하면서 부탁하면 저는 다 넘어갑니다. ㅋㅋㅋ ^^*

오랜만에 식구 이야기 좀 해 볼까요?

어제 오후에 어머니가 전화하셨더군요.
누나와 함께 마이산에 놀러 갔는데 단풍이 하도 멋져 제 생각이 났다면서 전화를 하셨습니다.

우리말에 '반보기'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사전에 오른 뜻은
"추석을 전후하여 서로 만나고 싶은 사람들 사이에 일자와 장소를 미리 약속하고 만나는 부인네들의 풍속"입니다.

옛날에는 친정어머니가 시집간 딸을 마음대로 만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농한기인 추석을 전후하여 어머니와 딸이 제각기 음식과 토산물을 가지고 양편 집의 중간쯤 되는 시냇가나 고개의 적당한 곳에 모여 잠시 만나 정을 나눴다고 합니다.
그래서 '반보기'입니다. 두 집의 가운데, 즉 반쯤 되는 곳에서 만난다는 뜻이겠죠.
딸은 평소에 어머니께 드리고 싶은 음식을 정성스럽게 싸서 가지고 나가고 어머니는 딸에게 먹이고 싶은 것을 골고루 챙겨서 나갔을 겁니다.
이런 깊은 뜻이 담긴 참으로 멋진 말이 '반보기'라 생각합니다.

저희 집은 팔 남매입니다.
광주에 사는 누나가 해남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전북으로 가고
그 사이 부천에 사는 누나가 전북으로 내려와 
서로 사는 곳의 반쯤되는 곳에서 만나 단풍구경을 했나 봅니다.
그런 전화를 받으니 '반보기'라는 낱말이 절로 생각이 나더군요.

아버지는 예전에 팔 남매를 팔 도로 보내 나이 들면 팔도유람을 하시겠다고 했었습니다.
오늘따라 돌아가신 아버지가 부쩍 생각나네요.

여러분,
지금 바로 부모님께 전화 한 번 드려보시는 게 어때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1.
팔도 : 우리나라 전체를 이르는 말.
팔 도 : 여덟 개 도

2.
저희 집 팔 남매는
성복희
성금심
성효덕
성가옥
성효남
성제훈
성향숙
성해선입니다.
성별이 어떻게 되냐고요?
저만 아들이고 다 딸입니다. 누나 다섯, 여동생 둘... 1남 7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44013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9685
2156 [2015/06/23] 우리말)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머니북 2015-06-23 4264
2155 [2015/06/22] 우리말) 유월 머니북 2015-06-22 4670
2154 [2015/06/19] 우리말) 주책 머니북 2015-06-22 11117
2153 [2015/06/17] 우리말) 숨탄것 머니북 2015-06-22 9662
2152 [2015/06/16] 우리말) 헛얼 머니북 2015-06-17 4701
2151 [2015/06/15] 우리말) 날개짓 -> 날갯짓 머니북 2015-06-17 6377
2150 [2015/06/12] 우리말) 부딪힐 때와 부딪칠 때 머니북 2015-06-12 8075
2149 [2015/06/11] 우리말) 나들못 머니북 2015-06-12 6812
» [2015/06/10] 우리말) 살품 머니북 2015-06-10 9372
2147 [2015/06/08] 우리말) 사춤 머니북 2015-06-09 10774
2146 [2015/06/05] 우리말) 먼지잼/애급과 출애굽기 머니북 2015-06-05 7979
2145 [2015/06/04] 우리말) 당최 머니북 2015-06-04 5664
2144 [2015/06/03] 우리말) 늦장과 늑장 머니북 2015-06-03 4725
2143 [2015/06/01] 우리말) 우리다 머니북 2015-06-01 13570
2142 [2015/05/28] 우리말) 제수씨 머니북 2015-06-01 6633
2141 [2015/05/26] 우리말) 끝물과 맏물 머니북 2015-05-28 10766
2140 [2015/05/26] 우리말) 불을 켜고 물을 켜고 기지개 켜고 머니북 2015-05-26 8762
2139 [2015/05/22] 우리말) 코르크 머니북 2015-05-26 4410
2138 [2015/05/21] 우리말) 사전에 이런 말도... 머니북 2015-05-26 6508
2137 [2015/05/20] 우리말) 면죄부(2) 머니북 2015-05-20 58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