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1. “아빠, 이것도 아빠가 키우는 거예요?” “응, 맞아.” “알았어요. 그럼 죽이지 않고 잠깐 나가 있으라고 할게요.” 며칠 전 다섯 살 배기 막내와 나눈 이야기입니다.
저희 집은 외딴곳에 있어 거미, 벌, 파리, 모기 따위가 많이 있습니다. 애들 건강에는 좋지 않겠지만, 그런 벌레들도 다 이 세상에 온 이유가 있겠기에 함부로 죽이지 않습니다. 애들에게는 제가 키우고 있는 애완동물(?)이라고 이야기하고, 파리도 엄마와 아빠가 있을 것이기에 함부로 죽이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애들도 그런 뜻을 알고 파리를 죽이지 않고 집 밖으로 몰아냅니다. ^^*
2. 어제 저녁에 상가에 다녀왔습니다. 대천을 다녀왔는데, 아침에 보니 차 앞쪽에 하루살이 따위가 시커멓게 붙어 있네요. 제가 운전하면서 수많은 생명을 죽였습니다. 저는 애들에게 벌레를 죽이지 말라고 하면서, 저는 수많은 숨탄것을 죽였네요.
3. 우리말에 ‘숨탄것’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숨을 받은 것이라는 뜻으로, 여러 가지 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파리도 숨탄것이고, 모기도 숨탄것이며, 하루살이도 숨탄것입니다. 그리고 저도 숨탄것입니다. 자연에서 보면, 큰 틀에서 보면, 파리나 저나 뭐가 다르겠습니까. 다 같은 숨탄것일 뿐이죠.
오늘하루, 너무 아웅다웅하며 살지 않고자 합니다. 뭔가를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은 다 뭔가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같은 숨탄것으로서 맑게 살고자 애쓸 뿐입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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