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19] 우리말) 주책

조회 수 3033 추천 수 0 2015.06.22 11:32:17

여기서 재밌는 것은, 
'주책'에는 좋은 뜻과 나쁜 뜻이 다 들어 있다는 겁니다.
"일정하게 자리 잡힌 주장이나 판단력"은 좋은 뜻이고,
"일정한 줏대가 없이 되는대로 하는 짓"은 나쁜 뜻이겠죠.

안녕하세요.

오늘 저녁부터 비가 좀 내린다고 합니다. 
비가 좀 많이 내려 가뭄이 끝나길 기대합니다.

요즘 일이 좀 많다보니, 가끔 우리말 편지 보내는 것을 잊어버립니다.
어제도 편지를 보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집에 갔습니다.
아침에 편지 쓰다 보니 어제 보내지 않았더군요.

제가 우리말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주책없이 우리말 편지를 보내고 있지나 않는지 가끔은 저를 뒤돌아봅니다.
벌써 10년 넘게 해 왔고,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니, 지금 와서 안 보낼 수도 없고, 계속 보내자니 제 실력이 딸리고……. ^^*

우리말에 '주책'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일정하게 자리 잡힌 주장이나 판단력"이라는 뜻으로
나이가 들면서 주택이 없어진다, 주책없는 여자처럼 자꾸 키들거리고 웃는다처럼 씁니다.

다른 뜻도 있습니다.
"일정한 줏대가 없이 되는대로 하는 짓"이라는 뜻으로
주책을 떨다, 주책을 부리다, 주책이 심하다처럼 씁니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주책'에는 좋은 뜻과 나쁜 뜻이 다 들어 있다는 겁니다.
"일정하게 자리 잡힌 주장이나 판단력"은 좋은 뜻이고,
"일정한 줏대가 없이 되는대로 하는 짓"은 나쁜 뜻이겠죠.

제가
우리말에 대한 ‘주책’도 없으면서
우리말 편지를 보낸다고 ‘주책’없이 나서고 있습니다.

오늘도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안간힘[안깐힘]]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9시 18분 KBS라디오에서 종합부동산세 이야기를 하면서 "많던 적던"이라고 했습니다.
'많든 적든'이 맞습니다.
오늘 종부세 위헌 소송에 대한 선고가 있다죠? 

지난 월요일과 화요일 우리말 편지는 그 앞날 편지를 써 놓고 다음날 아침에 발송되도록 예약을 해 뒀습니다.
그러나 어제 수요일은 제가 깜빡 잊고 예약을 해 두지 않아 좀 늦게 보냈고,
오늘도 지금 이렇게 늦게 보냅니다.
편지를 예약해 두면 오늘처럼 출근길에 들은 이야기라든가 
일터에 나오면서 애들과 나눈 이야기가 들어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글 맛이 좀 떨어집니다. 
이런 핑계로 앞으로는 예약하지 않고 아침에 일터에 나와서 편지를 쓰겠습니다.
다만, 선물을 드리는 문제를 낼 때는 그 앞날 꼭 말씀을 드리고 다음날 9시 정각에 편지가 가도록 하겠습니다.
좀 봐 주십시오. ^^*

아침에 뉴스를 들으니 북한이 또 어깃장을 놓고 있네요.
다음달부터 군사분계선을 통한 남북 육로통행을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했다네요.

북한을 도와주고 북한 국민들을 도와주려고 우리나라와 세계가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북한이 우리 맘을 이렇게 몰라주나 싶습니다.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 몹시 애쓰는 힘"을 '안간힘'이라고 합니다.
안간힘을 다해 혼자 책상을 옮겼다, 그는 망한 사업을 다시 일으키려고 안간힘을 쏟았다처럼 씁니다.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안간힘의 소리(발음)가 [안간힘]이 아니라 [안깐힘]이라는 겁니다.

되도록 된소리를 쓰지 않으려고 [안깐힘]을 [안간힘]이라 하고,
토라지다는 뜻의 '삐치다'를 [삐지다]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말은 소리 하나 하나도 소중합니다.
제대로 소리를 내야 내 생각을 바르게 나타낼 수 있고,
그래야 남들이 내 말을 쉽게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오늘 수능 시험보는 날이죠?
모두 시험 잘 보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7535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125
2496 [2006/12/12] 우리말) 저는 절대 똥기지 않을 겁니다 id: moneyplan 2006-12-12 5673
2495 [2006/09/07] 우리말) 일본 왕실의 왕자 탄생을 축하합니다 id: moneyplan 2006-09-08 5669
2494 [2013/03/22] 우리말) 약 머니북 2013-03-25 5631
2493 [2006/09/14] 우리말) 가을내가 아니라 가으내 id: moneyplan 2006-09-14 5631
2492 [2006/10/11] 우리말) 배추 뿌리, 배추꼬랑이 id: moneyplan 2006-10-11 5611
2491 [2006/10/18] 우리말) 심술깨나 부리게 생겼다. 꽤나 고집이 세겠군 id: moneyplan 2006-10-18 5600
2490 [2006/10/22] 우리말) 심간 편하세요? id: moneyplan 2006-10-23 5588
2489 [2006/10/04] 우리말) 즐거운 추석 되세요. -> 아니요. 싫은데요. id: moneyplan 2006-10-08 5583
2488 [2006/09/21] 우리말) 염치불구하고... id: moneyplan 2006-09-21 5580
2487 [2006/12/18] 우리말) 살찌다와 살지다 id: moneyplan 2006-12-18 5573
2486 [2006/12/03] 우리말) 선친 잘 계시냐? id: moneyplan 2006-12-04 5563
2485 [2006/10/10] 우리말) 밥먹고 삽시다 id: moneyplan 2006-10-10 5558
2484 [2006/09/24] 우리말) 산문 모음집 id: moneyplan 2006-09-25 5557
2483 [2011/10/10] 우리말) 어리숙하다와 어수룩하다 모두 맞습니다 머니북 2011-10-10 5556
2482 [2011/01/04] 우리말) 잔주름/잗주름 moneybook 2011-01-04 5508
2481 [2006/12/14] 우리말) 어제는 어머니와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id: moneyplan 2006-12-14 5504
2480 [2007/01/26] 우리말) 족치다 id: moneyplan 2007-01-28 5475
2479 [2017/11/15] 우리말) ‘오’가 ‘우’로 바뀐 말들 머니북 2017-11-16 5467
2478 [2006/09/16] 우리말) 어머니 글을 또 보내드립니다 id: moneyplan 2006-09-18 5467
2477 [2007/03/29] 우리말) 움츠리다와 옴츠리다 id: moneyplan 2007-03-30 5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