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22] 우리말) 유월

조회 수 2763 추천 수 0 2015.06.22 11: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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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말에 비가 좀 내리긴 했는데, 아직도 더 와야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유월은 육회보다 육젓-성기지 운영위원
사람이 먹는 고기 중에 가장 으뜸으로 꼽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쇠고기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예전에는 한자말 고기 육(肉) 자가 붙어 있으면 대개 쇠고기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간장에 쇠고기를 넣고 조린 반찬을 ‘육조림’이라 하고, 쇠고기를 다져서 중탕하여 짜낸 국물은 ‘육즙’이고, 또 쇠고기를 잘게 썰어 양념해서 그냥 먹는 ‘육회’도 있다. 그러니까, 육조림이니, 육즙이니, 육회라고 하면 모두 쇠고기를 재료로 한 것이다.

이에 비해서 다른 고기로 만든 음식에는 동물의 명칭을 그대로 썼다. 예를 들면, 제육볶음이란 음식이 있는데, 이 음식의 재료는 돼지고기이다. 그래서 돼지 저(猪) 자와 고기 육(肉) 자를 붙여 ‘저육볶음’이라 부르다가, 이 소리가 오늘날 ‘제육볶음’으로 변한 것이다. 이때의 ‘제’를 모두 제(諸) 자인 줄 알고 ‘여러 고기를 볶은 요리’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해이다.

그런데 앞에 ‘육’ 자가 붙은 음식이라고 해서 모두 쇠고기를 재료로 한 것은 아니다. 젓갈 중에 ‘육젓’이 있는데, 이때의 ‘육’은 ‘고기 육’ 자가 아니라 ‘여섯 육’ 자이다. 유월에 잡히는 새우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요즘 잡은 새우로 담근 젓을 ‘육젓’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다. 육회와 육젓의 가장 큰 차이는 날고기냐 젓갈이냐가 아니라, 그 재료가 쇠고기냐 새우냐에 있다. 유월의 별미는 육회보다 육젓이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기리다]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무척 쌀쌀하네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주말에 시제 모시러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금요일 밤 11시 반에 기차를 타고 광주로, 광주역에서 택시로 버스터미널로, 시외버스 타고 해남으로... 해남에서 집까지 택시로...
이렇게 하고 보니 토요일 아침 6시 반쯤 집에 들어가더군요. 네 살배기 아들과 둘이 다녀오기에는 좀 먼 길이었습니다.

시제는 음력 10월에 5대 이상의 조상 무덤에 지내는 제사를 뜻합니다.
시향이라고도 하죠.
제가 이렇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게 다 조상의 덕이니 조상을 잘 모시는 것은 마땅합니다.
그런 조상을 모시고자 4대까지는 제사로, 5대 넘어가면 시제로 조상을 기립니다.
여러 가지 음식을 놓고 조상의 덕을 기리는 것이죠.

오늘은 '기리다'를 알아볼게요.
'기리다'는
"뛰어난 업적이나 바람직한 정신, 위대한 사람 따위를 추어서 말하다."는 뜻입니다. 
선열의 뜻을 기리다, 스승의 은덕을 기리다, 그들은 고인을 기리는 문학상을 만들기로 결정했다처럼 씁니다.
이렇게 기리다는 좋은 점이나 잘하는 일을 칭찬해서 말할 때 씁니다.

이 낱말을 '넋'이나 '혼'과 함께 써서
혼을 기리다, 넋을 기리다고 쓰면 때에 따라 이상한 말이 됩니다.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혼을 기린다, 삼풍백화점 사고로 돌아가신 분의 넋을 기리고자 이 탑을 세운다...처럼 쓰면 뜻이 이상하잖아요.
이때는 기리다를 쓰지 않고 넋을 위로한다나 넋을 달랜다고 쓰면 됩니다.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조상의 덕을 기리고자 다녀온 길이기에 마음은 홀가분합니다. ^^*

내일 문제를 하나 낼게요.
제 아들 녀석은 제사가 뭔지 시제가 뭔지 모르기에
남들은 상을 차리는데 혼자서 나무 만지고, 밭에서 무나 고구마 캐면서 놀더군요.
제 아들이 가지고 노는 나무 이야기로 내일 문제를 낼게요.
약속대로 9시에 편지를 보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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