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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반가운 비가오네요. ^^*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산수갑산은 어디일까?-성기지 운영위원
힘든 일이지만 꼭 해내겠다는 의지를 밝힐 때, “산수갑산에 가는 한이 있어도”라는 말을 할 때가 있다. 이 ‘산수갑산’은 어디일까? 속담의 의미상 누구나 가기 싫어하는 험한 곳인 것만은 분명하다. 마치 ‘지옥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라는 뜻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산수’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경치를 표현할 때 자주 쓰는 말이다. 어찌된 일일까?

사실 ‘산수갑산’은 ‘삼수갑산’을 잘못 쓰고 있는 것이다. 산과 물의 경치를 뜻하는 ‘산수’란 말에 익숙해서, 또는 ‘산수’와 ‘삼수’의 발음을 혼동하여 흔히들 ‘산수갑산’으로 알고 있을 뿐이다. 이 속담은 경치 좋은 곳에 간다는 뜻이 아니라, ‘험한 곳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이니, ‘삼수’는 아주 험한 곳이어야 한다.

‘삼수’와 ‘갑산’은 둘 다 함경도에 있는 군 단위 지명이다. 또한, 두 지역이 모두 옛날 유배지로 알려진 험한 곳들이다. 산세가 워낙 험준하고 맹수가 들끓었기 때문에, 선조들은 최악의 상황에 처했을 때 “삼수갑산에 가는 한이 있어도”라고 말해 왔다. 보건당국과 정치인들은 바로 이 같은 의지로 전염병을 다스려야 할 것이다. 그냥 저절로 진정되기만을 바라며 어물어물할 바에는 차라리 함경도 삼수, 갑산으로 가서 억류되는 편이 낫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훔치다와 닦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MBC 뉴스에서 멋진 낱말을 쓰셔서 소개합니다.
콩고 어린이를 소개하면서 '눈물을 훔치다'는 표현을 했습니다.
눈물을 닦는다고 하지 않고 훔친다고 했기에 오늘은 그 표현을 좀 소개할게요.

며칠 전에 보낸 편지에서
1988년부터 '새벽'에 '오전'의 뜻을 이르는 뜻을 더했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사전이 낱말의 뜻을 늘렸다기보다는 오히려 새벽의 본뜻을 죽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오늘은 훔치다를 좀 볼게요.

닦다, 훔치다, 씻다는 뜻이 조금씩 다릅니다.
'닦다'는
"때, 먼지 녹 따위의 더러운 것을 없애거나 윤기를 내려고 거죽을 문지르다."는 뜻으로 
이를 닦다, 구두를 닦다, 방바닥을 걸레로 닦다처럼 씁니다.

'훔치다'는 
"물기나 때 따위가 묻은 것을 닦아 말끔하게 하다."는 뜻으로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다, 걸레로 방 안을 훔치다, 그는 긴장을 했는지 연방 식은땀을 훔쳐 내었다처럼 씁니다.

'씻다'는
"물이나 휴지 따위로 때나 더러운 것을 없게 하다."는 뜻으로
얼굴을 씻다, 때를 씻다, 쌀을 씻어 안치다, 손을 씻고 밥을 먹어라처럼 씁니다.

훔치다, 닦다, 씻다는 이렇게 쓰임이 조금씩 다릅니다.

그런데도 국립국어원에서 1988년에 사전을 만들면서 이런 다름을 다 없애버렸습니다.
그 사전에서 닦다를 찾아보면 보기로 눈물을 닦다가 나옵니다.
따라서 지금은 눈물을 닦는다고 해도 되고 훔친다고 해도 되는 겁니다.

어디까지나 저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이런 것은 낱말의 뜻을 늘려 쓰임의 폭을 넓혔다기보다는
낱말이 지닌 작지만 멋진 차이를 없애버렸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오늘아침 뉴스에서 눈물을 훔치다고 말씀하신 MBC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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