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이렇게 답답할 정도로 더운 것을 '후덥지근하다'거나 '후텁지근하다'고 합니다.
어떤 것을 써야할지 헷갈린데요. 두 낱말 가운데 아무거나 써도 됩니다.

안녕하세요.

비가 내린 뒤끝이라 그런지 후텁지근하네요.

날씨가 이렇게 답답할 정도로 더운 것을 '후덥지근하다'거나 '후텁지근하다'고 합니다.
어떤 것을 써야할지 헷갈린데요. 두 낱말 가운데 아무거나 써도 됩니다.

'후덥지근하다'는 "열기가 차서 조금 답답할 정도로 더운 느낌이 있다."는 뜻이고,
'후텁지근하다'는 "조금 불쾌할 정도로 끈끈하고 무더운 기운이 있는 모양."을 뜻합니다.
둘 다 그림씨(형용사)이고,
후텁지근이 후덥지근보다 큰말입니다.
비슷하게 소리 나는
'후터분하다'와 '후더분하다'는 "불쾌할 정도로 무더운 기운이 있는 모양."입니다.

서너 시간 지나면 후텁지근함이 좀 가시겠죠?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늙은호박과 청둥호박]

어제 편지에서
겉으로 똑똑해 보이지도 않고, 실제로 일을 딱 부러지게 잘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실제로 똑똑한 것도 아니고...
그런 사람을 이르는 낱말은 없나요? ^^*
라고 했는데요.

농촌진흥청 식당 영양사 선생님이 그 답을 알려주시네요.
'맹물'이라고...^^*

근데, 이 말이 진짜 맞습니다.
사전에서 맹물을 뒤져보면 
"하는 짓이 야무지지 못하고 싱거운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 나와 있습니다.
이명숙 선생님! 저 맹물 맞습니다. ^^*

어젯밤 1시 25분에 KBS 텔레비전에서 '뱃속에 든 쌍둥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뱃속'은 마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창자가 들어 있는 배의 속은 '배 속'입니다.

오늘 이야기 시작하죠.

어제 오후에 서울 출장 갔다 되돌아오는 길에 MBC라디오를 들었는데,
엉터리 말이 좀 들리네요.

5시 40분, 사회자와 출연자가 '늙은호박'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늙어서 겉이 굳고 씨가 잘 여문 호박."은 '청둥호박'입니다.
이런 멋진 낱말을 두고 '늙은호박'이라뇨...

배추 담그는 방법을 이야기하면서 청취자와 연결했는데,
한 청취자가 "다마가 작은 귤"이라고 했습니다.(5시 44분)
그러면 사회자가 바로 "아, 알이 작은(또는 크기가 작은) 귤이요?"라고 받아줬어야 합니다.
다마라뇨..

곧이어, 다른 청취자는 '엑기스'라고도 했습니다.
그럼 바로 '진액'이라고 바로잡아 줬어야 합니다.

누군가 '저희나라는 어쩌고 저쩌고'하면
그 말을 받아서 '우리나라는 어쩌고 저쩌고한다는 말이죠?'라고 청취자 기분 상하지 않게 바로잡아주는 게 사회자의 할 일이라고 봅니다.

아침부터 옆에서 건드는 인간들이 많네요.
오늘도 만만찮은 전투가 될 것 같습니다. 세상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이 편지를 보시고,
주ㄱㅎ 님께서 아래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늙은 호박'이라는 말이 나왔으니 저도 한마디 하겠습니다. 호박은 열매채소의 한 가지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열매 채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요. 보기를 들면 가지, 오이, 호박, 수박, 참외, 딸기 등 참 많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다른 열매채소에 '늙은'이라는 관형사를 붙여 봅시다. 늙은고추, 늙은가지, 늙은 수박, 늙은 참외, 늙은 딸기....... 자! 어떻습니까? 늙은 수박이나 늙은 참외를 먹고 싶은 마음이 생길까요? 왜 하필이면 호박에만 늙은 호박이라 했을까요? 이래서는 안되겠지요? 호박에서도 늙은 호박이란 말을 하면 안되겠지요? 아직 성과가 되지 않고 한참 크고있는 호박은 '애호박'이라 부르고, 성과는 돼가고 있으나 아직 익지 않은 호박은 '풋호박이라 하며 풋호박이 그 시기를 지나면 늙은 호박이 아니라 '익은 호박이지요. 그러나 통상적으로 부를 때는 그냥 호박이요, 이를 애호박, 풋호박, 익은호박으로 구분지어 말할 때는 늙은 호박이라 하지 말고 익은 호박이라 해야 합니다. 옛날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짧게 잡으면 10년이요, 길게 잡으면 한 20년 될까요? 호박사러 다니는 사람이 먼저 이렇게 호칭했는지 아니면 방송국에서 이런 말이 나왔는지 그것도 아니라면 어느 지방에서는 옛날부터 이런 호칭을 익은 호박에게 붙여왔는지는 그 근원을 알 수 없으나 참으로 개탄할 일입니다. 어쩌다가 우리 말이 이렇게 저질로 변해 가고 있는지 장래
가 암담합니다. 부디 부탁합니다. 한번 강조하여 단단히 짚어 늙은호박이란 말을 아예 쓰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여기 우리말123에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말 바로 쓰기 운동을 펼치시는 선생님께서 적극적으로 힘써 주시길 간절하게 거듭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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