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07] 우리말) 하굿둑

조회 수 4001 추천 수 0 2015.07.07 10:35:13

'하구'는 "강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어귀"이고
'둑'은 "하천이나 호수의 물, 바닷물의 범람을 막기 위하여 설치하는, 흙이나 콘크리트 따위로 만든 구축물"입니다.
이 두 낱말을 합치면 뒤에 오는 '둑'이 [뚝]으로 소리 나므로 사이시옷을 받쳐 적는 게 맞습니다.
'하구둑'이 아니라 '하굿둑'입니다.

안녕하세요.

아침 신문에 보니(국민일보)
충남도와 전북도가 금강 하둣둑의 해수유통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하굿둑을 알아보겠습니다.
'하구'는 "강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어귀"이고
'둑'은 "하천이나 호수의 물, 바닷물의 범람을 막기 위하여 설치하는, 흙이나 콘크리트 따위로 만든 구축물"입니다.
이 두 낱말을 합치면 뒤에 오는 '둑'이 [뚝]으로 소리 나므로 사이시옷을 받쳐 적는 게 맞습니다.
'하구둑'이 아니라 '하굿둑'입니다.

예전에는 '하구언'이라고 했습니다.
둑이라는 쉽고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
굳이 어려운 방죽 언 자(堰)를 쓸 아무런 까닭이 없습니다.

설마, 이런 글자를 잘 읽어내라고 초등학교때부터 한자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겠죠?
요즘 한자 조기교육에 대한 말이 많은데, 저는 반대입니다.
우리말에 한자가 많이 섞여 있으므로, 그걸 잘 읽고자 한자를 배워야한다는 논리인데,
그보다는 깨끗하고 쉬운 우리말을 널리 쓰도록 힘쓰는 게 앞서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말을 자주 쓰고 많이 쓰면 한자말은 저절로 사라질 겁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냄비와 남비]

안녕하세요.

때아닌 황사가 왔다고 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길 빕니다.

아침 뉴스에서 보니 최경주 선수는 무슨 골프대회에서 우승하고 언제나 그랬듯이 상금의 20%를 기부했다네요. 
참 좋은 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어제부터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이 시작되었죠?
올해는 구세군이 우리나라에 상륙한 지 100년 되는 해이며,
구세군 자선냄비가 등장한 지는 80년이라고 하네요.
1928년 구세군 냄비는 나무 막대기로 만든 지지대에 가마솥을 매단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 후 80년이 흐른 지금은 디지털 자선냄비까지 등장했습니다.
구세군 냄비에 교통카드를 대면 천 원씩 빠져나간다고 합니다.

요즘 다들 힘든 불경기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자기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살면 이 추위도 쉽게 견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냄비는 순 우리말이 아닙니다.
노구솥 과(鍋) 자를 일본에서 なべ라 쓰고 [나베]라 읽습니다.
이 말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남비'로 바뀌어 표준말로 쓰였습니다.
그러다가 1988년 맞춤법 규정이 바뀌면서 '남비'를 버리고 '냄비'를 표준말로 삼았습니다.
남비가 냄비로 된 것은 이모음역행동화인데요. 
그런 보기를 보면
지팡이 -> 지팽이
정강이  ->정갱이
곰팡이  ->곰팽이
오라비  ->오래비
아지랑이  ->아지랭이
호랑이  ->호랭이
어미  ->에미
먹이다  ->멕이다
죽이다  ->쥑이다
고기  ->괴기
따위입니다.
남비가 이모음역행동화로 냄비가 되었고 이 낱말이 표준말이지만,
지팽이, 정갱이 따위는 표준말이 아닙니다.
지팡이, 정강이 같은 게 맞습니다.

남과 나누자는 것을 남들에게 말할 게 아니라,
저부터 이번 주말에 애들 손잡고 빨간 자선냄비에 작은 마음을 나누겠습니다.

모두 어렵고 힘들지만
자선냄비 모금액수는 불경기를 타지 않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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