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08] 우리말) 하굿둑(2)

조회 수 3058 추천 수 0 2015.07.08 11:01:32

.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 편지를 보시고 이ㅇㄱ 님이 보내주신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오늘 눈이 확 뜨였습니다,
보내주신 하굿둑 이라는 말 때문에요,
사실...
내가 평생 그런 구조물 설치와 관리를 담당하면서 공직을 지냈습니다,

영산강 하굿둑을 1978년에 착공해서 81년도에 완공하였어요. 그때는 하구언 이라고 불렀습니다. 
이어서 83년도에 금강 하굿둑이 시작되었지요. 그때 설계된 설계서나 문서를 보면 모두 금강하구언 입니다.
삽교천과 안성천 하구에도 방조제가 설치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것은 왜 하굿둑이 아니고 방조제 냐고 묻죠.

하굿둑은 하구 끝에 설치하며 하굿둑 내측에 간척농지가 없습니다.
오직 이미 농사를 짛던 논에 물을 대기 위한 시설입니다.
바닷물이 내륙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둑을 막아서 하천물을 담수 하고 그 담수를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시설입니다.
물론.... 물에 여유가 있으면 다른 용도로도 줍니다. 
금강 하굿둑 물은 군산 공업단지 공업용수로도 공급합니다.

방조제는 바닷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역활은 하굿둑과 같습니다.
다만 하굿둑 보다 바다측으로 더 나가서 바닷측 공유수면에 둑을 설치합니다.
그 둑안에는 많은 간척농지를 만듭니다. 
그리고 새만금 이나 삽교천처럼 방조제 안에 담수호도 만듭니다.
담수호 물은 간척 농지에 공급하고, 담수호와 방조제 주변의 기존 농지에도 물을 공급합니다.
농업용으로 공급 하고 물이 여유가 있으면 공업용수와 생활용수로도 공급을 하고 있습니다.
삽교천 방조제 물과 대호방조제 물은 인근 대산공단과 당진공단, 아산 인주공단 등에 공업용수원으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답니다.

지금은 "언"이라는 단어가 사라졌을 정도지만
내가 학교 다닐 때나 90년대까지는 하천을 가로질러 설치하는 "보"도 언 이라고...불렀습니다.
격세지감 이라는 말이 기술용어에서도 많이 생겼습니다. 
가통(架桶)은 물다리, 경사면은 비탈면, 구배는 기울기 등등...
지금도 우리 농공학회에서는 어려운 일본식 이나 중국식 기술용어를 우리말로 다듬는 일을 계속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글학자까지 겸직하시는 성 박사님께서 하구언 이라는 말을 하굿둑 이라는 우리말로 고친 것을 잘 고친 사례로 들어주시니
기술용어의 우리말 화에  가담해서 하굿둑으로 고치는데 일조한 내가 지금 자랑스럽습니다.

내내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좋은 글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물리학과 화학 분야 전문가들이 전공용어를 우리말로 바꾸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십니다.
일본은 노벨물리학상을 받는데, 우리는 못 받는 이유가 뭔가를 분석해보니, 어려운 용어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서 그런 노력을 하고 계신다고 하네요.
신문에 좋은 기사가 나서 잇습니다.
http://www.hankookilbo.com/m/v/196508af110047d99e9d600dea9ef2df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찾다와 뒤지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7:29, KBS2 자막에
'계약을 해지 할 수...'라는 게 나왔습니다.
일부 이름씨(명사) 뒤에 붙어 움직씨(동사)를 만드는 뒷가지(접미사) '하다'는 앞말과 붙여 씁니다.
공부하다, 생각하다, 사랑하다처럼 써야 바릅니다.
'계약을 해지할 수...'라고 써야 합니다.
작은 실수겠죠? ^^*

어제는 오랜만에 영어 사전을 좀 뒤적였습니다.
미국에서 5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기술에 대한 보고서로
일주일쯤 전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 보고되었다는 보고서입니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술로 5가지를 꼽았는데 그 가운데 두 가지가 제 일터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어서
그 내용을 좀 번역하려고 했습니다.
오랜만에 영어 사전을 보니 기분이 새롭더군요. ^^*

흔히,
뭔가 모르는 낱말이 나오면 사전을 찾아보라고 합니다.
저는 우리말 편지에서 가끔 '찾아보다'라고 안 하고' 뒤져보다'라고 합니다.
어떤 낱말의 뜻을 알고자 사전에 오른 낱말의 뜻을 살펴보는 것이 '뒤지다'일까요 '찾다'일까요?

오늘은 뒤지다와 찾다를 갈라볼게요.
'뒤지다'는 
"책 따위를 한 장씩 들추어 넘기거나 한 권씩 살피다."는 뜻입니다.
가방을 뒤지다, 형사들이 집 안을 샅샅이 뒤지다, 동네방네를 이 잡듯이 뒤지다처럼 씁니다.

'찾다'는 
"현재 주변에 없는 것을 얻거나 사람을 만나려고 여기저기를 뒤지거나 살피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사전을 찾는다'고 하면
사전이 가방 속에 있는지 책상 위에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고,
'사전을 뒤진다'고 하면
사전 안에 있는 '나눔'이라는 낱말이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러니 모르는 낱말이 나오면 '사전을 뒤진다'고 해야 맞습니다.
그렇죠? ^^*

실은 20년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1988년 국립국어원에서 표준국어대사전을 만들면서
'찾다'의 풀이에
"모르는 것을 알아내려고 책 따위를 뒤지거나 컴퓨터를 검색하다."는 뜻을 더 넣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모르는 낱말의 뜻을 알고자 사전을 살피는 것을 두고,
사전을 뒤진다고 해도 맞고 사전을 찾는다고 해도 맞습니다.

우리말에 멋진 낱말이 참 많습니다.
(집안 어디엔가 있을)사전을 '찾아' 멋진 낱말을 '찾거나' '뒤져'보면 어떨까요?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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