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17] 우리말) 아는 척과 알은척

조회 수 4298 추천 수 0 2015.07.17 10:42:49

'알은척하다, 알은체하다'는 한 낱말(사전에 한 낱말로 올라있음)이므로 붙여 써야 하고,
'아는 체하다, 아는 척하다'는 한 낱말이 아니므로 띄어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태풍 영향으로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덜 더울 것 같습니다.

어제는 하루 종일 학생 발명품 심사를 했습니다.
학생들이 공들여 만든 작품을 심사해야 하기에, 꼼꼼하게 보면서도 겸손한 마음으로 평가를 했습니다.
평가에 들어가기에 앞서,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하고, 지적은 되도록 하지 않겠다고 맘먹었습니다.
다행히 온종일 평가하면서도 지적과 아는 척은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

흔히, 알은체하다, 아는 체하다, 알은척하다, 아는 척하다를 자주 헷갈립니다.
'아는 체하다, 아는 척하다'는 어떠한 사실에 대해서 알지 못하면서
아는 것처럼 꾸민다는 뜻입니다.
'잘 모르면서 아는 척하면 큰 코 다친다'처럼 씁니다.

'알은척하다, 알은체하다'는
"어떤 일에 관심을 가지는 듯한 태도를 보임"
"사람을 보고 인사하는 표정을 지음"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안면이 있음을 뜻하는 말이죠.
'다음에 만나면 알은척이나 해라.'
'누가 너에게 알은척하던데, 잘 알아?'처럼 씁니다.

중요한 것은
'알은척하다, 알은체하다'는 한 낱말(사전에 한 낱말로 올라있음)이므로 붙여 써야 하고,
'아는 체하다, 아는 척하다'는 한 낱말이 아니므로 띄어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제 심사하면서 아는 척 하지 않았고, 
심사위원 몇 분과는 알은척 인사를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거북하다와 보깨다]

안녕하세요.

요즘 속이 참 거북합니다.
아무래도 사돈이 논을 사셨는지 전화를 드려봐야 할 것 같네요. ^^*

먹은 것이 소화가 잘 안 되어 속이 답답하고 그럴 때
'거북하다'고 합니다.
그 낱말 말고 다른 낱말은 없을까요?

'거북하다'는 뭔가 자연스럽지 못할 때 씁니다.
거북하다에는 자연스럽지 못하거나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이 있습니다.
속이 자연스럽지 않을 때 속이 거북하다고 하고,
다리가 아플 때 걷기가 거북하다고 하죠.

잘 아시는 '더부룩하다'도 있습니다.
"소화가 잘 안 되어 배 속이 거북하다."는 뜻입니다.

비슷한 뜻의 낱말로 '보깨다'도 있습니다.
"먹은 것이 소화가 잘 안 되어 속이 답답하고 거북하게 느껴지다."는 뜻과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마음이 번거롭거나 불편하게 되다."는 뜻이 있습니다.
딱 요즘 저를 두고 만든 낱말 같습니다.
사라져가는 이런 낱말은 살려 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속이 더부룩해서 거북한데다,
어제저녁에 갑자기 큰일이 하나 생겨 그거 때우느라 신경을 썼더니 
어제저녁과 오늘 아침 밥맛이 없어 먹지를 못했습니다.
제가 보기보다는 속이 여리답니다. 여러 면에서... ^^*

이렇게 몸과 마음이 보깰 제면 편지쓰기도 버겁습니다.
오늘 하루 더 견뎌보고 저녁에도 풀리지 않으면 내일은 병원에 한번 가봐야겠네요.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65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167
516 [2015/06/30] 우리말) 자귀나무와 능소화 머니북 2015-06-30 2912
515 [2015/07/01] 우리말) 후텁지근하다/후덥지근하다 머니북 2015-07-01 4058
514 [2015/07/02] 우리말) 줄행랑 머니북 2015-07-02 4489
513 [2015/07/03] 우리말) 조촐한 자리 머니북 2015-07-03 4657
512 [2015/07/06] 우리말) 금새와 금세 머니북 2015-07-06 2955
511 [2015/07/07] 우리말) 하굿둑 머니북 2015-07-07 3804
510 [2015/07/08] 우리말) 하굿둑(2) 머니북 2015-07-08 2998
509 [2015/07/09] 우리말) 너무 머니북 2015-07-10 3640
508 [2015/07/10] 우리말) 초등학교 한자 교육 반대합니다. 머니북 2015-07-10 3123
507 [2015/07/13] 우리말) 딴전 머니북 2015-07-13 3487
506 [2015/07/14] 우리말) 도긴개긴 머니북 2015-07-15 3129
505 [2015/07/15] 우리말) 온종일 머니북 2015-07-15 3079
504 [2015/07/16] 우리말) 밥맛없다와 밥맛 없다 머니북 2015-07-16 3018
» [2015/07/17] 우리말) 아는 척과 알은척 머니북 2015-07-17 4298
502 [2015/07/20] 우리말) "농업, 일제용어 정리해야 진정한 광복" 머니북 2015-07-20 3107
501 [2015/07/21] 우리말) 개발과 계발 머니북 2015-07-22 3001
500 [2015/07/22] 우리말) 치덕치덕 머니북 2015-07-22 3739
499 [2015/07/23] 우리말) 뒷심 머니북 2015-07-23 3383
498 [2015/07/24] 우리말) young鷄 50% 할인! 머니북 2015-07-27 3278
497 [2015/07/27] 우리말) 억장이 무너지다 머니북 2015-07-28 3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