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05] 우리말) 밤을 지새우다

조회 수 6690 추천 수 0 2015.08.05 09:37:13

안녕하세요.

여전히 덥네요. ^^*

어제는 너무 더워서 밤잠을 설쳤습니다.
덕분에(?) 밤을 지새우며 책 좀 봤습니다. ^^*

사전에서 '지새다'를 찾아보면 "달빛이 사라지면서 밤이 새다."라고 나옵니다.
'새다'가 "날이 밝아오다"는 뜻이므로
'지새다'는 어둠이 사라지고 날이 밝아 온다는 뜻이 됩니다.
달빛이 나뭇잎 사이로 지새고 날이 밝아 왔다, 그는 밤이 지새도록 술잔만 기울이고 있었다처럼 씁니다.

'새다'에 '지'가 붙었는데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지새우다'는 목적어가 있어야 하므로 '밤을 지새우다'처럼 써야 합니다.

너무 더워서 잠을 못 이루시면
억지로 주무시려고 하지 말고
책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저절로 잠이 오거든요. ^__^*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중동무이]

안녕하세요.

오늘이 2008년 마지막 날이네요.
올 한 해 어떠셨어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르겠지만 저는 무척 힘든 한해였습니다.
내년에는 농촌진흥청을 없앤다는 그런 말이 나오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어디서 누가 어떻게 농사지었는지도 모르는 것으로 만든 먹을거리를 내 입과 내 식구 입에 넣을 수는 없잖아요.

올 초에 세운 계획은 다 이루셨나요? 저는 이룬 게 별로 없네요. 
꾸준히 우리말 편지 쓰는 것 말고는...
올 계획의 성공 여부와는 상관없이 내년 계획은 또 세우셔야죠?
그 계획은 모두 이루시길 빕니다. ^^*

'중동무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하던 일이나 말을 끝내지 못하고 중간에서 흐지부지 그만두거나 끊어 버림."이라는 뜻의 이름씨(명사)입니다.

'에멜무지로'라는 어찌씨(부사)가 있습니다.
단단하게 묶지 아니한 모양을 뜻하는데
거리가 가까우니 그냥 에멜무지로 안고 가도 되오, 먼 길을 떠날 것이니 에멜무지로 대충 묶지 마시오처럼 씁니다.
또 "결과를 바라지 아니하고, 헛일하는 셈 치고 시험 삼아 하는 모양."을 뜻하기도 합니다.
한번 에멜무지로 해 본 일이 그렇게 잘될 줄은 몰랐다, 에멜무지로 보내 보는 것이니 너무 기대하지 마시오처럼 씁니다.

오늘 좋은 계획 세우셔서 
내년에는 그 계획을 조금 힘들다고 중동무이를 하면 안 됩니다. ^^*
에멜무지로 세울 계획이라면 아예 세우지 마시고,
한번 계획을 세우셨으면 중동무이하지 마시고 끝까지 좋은 열매 맺기를 빕니다.

올 한 해 우리말 편지를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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