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쫀쫀하다'는 '존존하다'의 센말로 당당한 표준말이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집을 짓는 일은 빈틈없는 손길이 필요하다. 공공 시설물 또한 공기 타령, 예산 타령으로 설렁설렁 지어서는 안 된다. 세밀하고 쫀쫀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쫀쫀하다’라는 말에 익숙하지만 대개 “소갈머리가 좁고, 인색하며 치사하다.”는 뜻으로 자주 쓰이는 듯하다. 그래서 방송이나 공식적인 글에서는 이 말을 표준말이 아닐 것으로 생각하고 잘 쓰지 않는 듯도 하다. 그러나 이 말은 ‘존존하다’의 센말로서 당당한 표준말이다. ‘존존하다’는 “천을 짤 때, 곱고 올이 고르게 짜놓은 모양”을 뜻하는 말인데, 이 ‘존존하다’의 센말이 ‘쫀쫀하다’이다. 그러니까 ‘쫀쫀하다’고 하면, “천이 빈틈없이 잘 짜진 것”을 나타낸다. 그 때문에 한편으로 “소갈머리가 좁고 인색한 것”을 뜻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제 이 말의 “행동이 세밀하고 빈틈이 없다.”는 본디 뜻을 살려 쓰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여 보자. 건설업자들은 좀 더 쫀쫀하게 건물을 짓고, 기술자들은 더욱 쫀쫀하게 기술을 습득해야 하겠다. 나라 살림을 맡은 이들은 국민의 세금이 헛되이 낭비되지 않도록 쫀쫀하게 예산을 짜고 올바로 집행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쫀쫀한 사람이 더욱 많이 필요하다.

아래는 지난 2009년에 보냈던 편지입니다.

 

[짜집기와 짜깁기]

안녕하세요.

어제 낸 문제 답은 '바람칼'입니다.
새가 하늘을 날 때 날개가 바람을 가르는 듯하다는 뜻으로, 
새가 바람을 타고 놀며 날갯짓을 전혀 하지 않는 바로 그 날개를 '바람칼'이라고 합니다.
그제부터 '칼바람'이야기를 하면서 뚱겨드렸는데도 문제가 좀 어려웠나 봅니다.
새 날개를 칼에 빗댄 말이 멋져서 소개했습니다.

오늘 아침 7:17, SBS뉴스에서 독도에 서식하는 동식물이 237종이라고 나왔습니다.
동물에는 '서식'을 쓰지만, 식물에는 '자생'이라고 해야 합니다.
식물에는 '거주이전의 자유'가 없거든요. ^^*

오늘 편지는 좀 조심스럽게 들어가겠습니다.
요즘 미네르바이야기가 많습니다. 어제는 구속적부심을 신청했다고 합니다.
오늘 편지는 그분의 글이 맞다거나 틀리다는 이야기가 아니고,
그분의 행동을 두고 잘했다거나 못했다는 게 아닙니다.
그저 짧은 우리말 이야기일 뿐입니다.

여기저기서 듣기에
미네르바라는 분이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를 '짜집기' 했다고 했습니다.
그 사람의 실력인지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를 주워 모아서 쓴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그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저 '짜집기'와 '짜깁기'를 이야기하는 것뿐입니다.

흔히 글이나 영화 따위를 편집하여 하나의 다른 작품을 만드는 것을 '짜집기'라고 하는데 이는 '짜깁기'를 잘못 말한 겁니다.

짜깁기는 짜다와 깁다를 합친 낱말입니다.
짜다는 "실이나 끈 따위를 씨와 날로 결어서 천 따위를 만들다."는 뜻이고,
깁다는 "떨어지거나 해어진 곳에 다른 조각을 대거나 또는 그대로 꿰매다."는 뜻이므로,
직물의 찢어진 곳을 그 감의 올을 살려 본디대로 흠집 없이 짜서 깁는 일이 '짜깁기'입니다.
여기서 뜻이 넓어져 이런저런 글을 따다가 다른 글을 만든 것을 '짜깁기'라고 하게 된 겁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
오늘 우리말 편지는 정치 이야기도 아니고, 미네르바 이야기도 아니며, 인터넷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아닙니다.
그저 짜집기가 아니라 짜깁기라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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