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24] 우리말) 풋낯과 풋인사

조회 수 2809 추천 수 0 2015.08.25 08:19:14

'쫀쫀하다'는 '존존하다'의 센말로 당당한 표준말이다.

안녕하세요.

웬만하면 편지를 보내려고 했는데,
도저히 짬이 안나네요.
오늘도 예전에 보낸 편지로 갈음합니다.

아래는 지난 2009년에 보냈던 편지입니다.

 

[풋낯과 풋인사]

안녕하세요.

제 일터에는 '가정의 날'이라는 날이 있습니다.
한 주 걸러 수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해 그날은 모두 7시에 퇴근합니다.
말이 좋아 가정의 날이지 실은 집으로 가는 사람은 거의 없더군요.
공식적(?)으로 일찍 퇴근하여 맘 편하게 목운동을 하는 날이죠. ^^*
그러다 보니 일터 앞 식당 골목에 가면 아는 사람들을 많이 만납니다.
어떤 사람은 잘 아는 사람이고, 어떤 사람은 얼굴만 겨우 아는 사이고...

우리 말에 풋낯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풋'이 몇몇 이름씨(명사) 앞에 붙어 '처음 나온', '덜 익은', '미숙한', '깊지 않은'이라는 뜻을 더합니다.
풋가지, 풋감, 풋거름, 풋고추, 풋곡식, 풋나물, 풋내, 풋사과, 풋잠 따위가 그런 뜻을 담고 있습니다.
'낯'은 얼굴입니다.
따라서 '풋낯'은
서로 낯이나 익힐 정도로 아는 것이나, 또는 그 정도의 낯을 뜻합니다.
어찌 보면 완전히 초면도 아니고,
그렇다고 구면도 아닌 어정쩡하게 아는 그런 사이를 뜻합니다.

'풋인사'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겨우 낯을 아는 정도의 사이에서 주고받는 인사를 뜻합니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풋낯인 사람을 만나면 먼저 가볍게 목인사라도 하는 게 자연스럽게 사람과 친해지는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풋인사'를 나누다 보면 '풋낯'도 '익은 낯'이 되지 않을까요?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읽어보실만한 글이 있어 붙입니다.
http://media.hangulo.net/709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852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369
2636 [2006/09/26] 우리말) 허접 쓰레기? 허섭스레기 id: moneyplan 2006-09-26 5314
2635 [2006/09/27] 우리말) 유감에 유감? id: moneyplan 2006-09-28 4900
2634 [2006/09/28] 우리말) 택배가 느리게 왔어요 id: moneyplan 2006-09-28 4877
2633 [2006/09/29] 우리말) 이걸 처먹으라고? id: moneyplan 2006-09-29 5098
2632 [2006/09/30] 우리말) 웜 비즈? 쿨 비즈? id: moneyplan 2006-09-30 4820
2631 [2006/10/02] 우리말) 낯선 편지 id: moneyplan 2006-10-02 6151
2630 [2006/10/04] 우리말) 즐거운 추석 되세요. -> 아니요. 싫은데요. id: moneyplan 2006-10-08 5618
2629 [2006/10/09] 우리말) 우리말 훼방꾼? 우리말 헤살꾼! id: moneyplan 2006-10-09 4576
2628 [2006/10/09] 우리말) 돈 될 천 원짜리 지폐 id: moneyplan 2006-10-09 4330
2627 [2006/10/10] 우리말) 밥먹고 삽시다 id: moneyplan 2006-10-10 5595
2626 [2006/10/11] 우리말) 배추 뿌리, 배추꼬랑이 id: moneyplan 2006-10-11 5645
2625 [2006/10/12] 우리말) 굽실대다 id: moneyplan 2006-10-12 4541
2624 [2006/10/13] 우리말) 알타리김치,총각김치,홀아비김치 id: moneyplan 2006-10-14 5851
2623 [2006/10/14] 우리말) 가을이 오는 속도 id: moneyplan 2006-10-14 6065
2622 [2006/10/16] 우리말) 아싸리 말해서 이거 똔똔입니다 id: moneyplan 2006-10-16 6030
2621 [2006/10/17] 우리말) 천상 제날짜에 가야지... id: moneyplan 2006-10-17 5420
2620 [2006/10/18] 우리말) 심술깨나 부리게 생겼다. 꽤나 고집이 세겠군 id: moneyplan 2006-10-18 5642
2619 [2006/10/19] 우리말) 명란젓과 창난젓 id: moneyplan 2006-10-19 4434
2618 [2006/10/20] 우리말) 닦달하다 id: moneyplan 2006-10-20 4972
2617 [2006/10/21] 우리말) 고육지책 id: moneyplan 2006-10-23 5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