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26] 우리말) 붓다(2)

조회 수 2741 추천 수 0 2015.08.26 11:44:49

'붓다'는 '낫다'처럼 ㅅ불규칙용언입니다.
감기가 나아 움직일만하다처럼 ㅅ이 탈락하여 쓰입니다.
붓다도
간이 부은 겁니다로 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보내드린 편지에 제 실수가 있었습니다.

편지 끝부분에 
'간이 큰 게 아니라 간이 붓은 거겠죠.'라고 했는데
'간이 큰 게 아니라 간이 부은 거겠죠.'가 바릅니다.

'붓다'는 '낫다'처럼 ㅅ불규칙용언입니다.
감기가 나아 움직일만하다처럼 ㅅ이 탈락하여 쓰입니다.
붓다도
간이 부은 겁니다로 습니다.

참고로,
붇다와 붓다의 다른 점은 아시죠?
'붓다'는
살가죽이나 어떤 기관이 부풀어 오르다는 뜻이고,
'붇다'는
분량이나 수효가 많아지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밤참을 너무 많이 먹고 자면 다음날 아침에 얼굴이 '붓고', 동시에 몸무게가 '붇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지난 2009년에 보냈던 편지입니다.

 

[엉터리 자막 몇 개]

오늘도 주말에 본 텔레비전에서 찾은 엉터리 자막 몇 개 소개할게요.

금요일 밤 10:46, MBC에서 '엑기스'라고 했습니다.
뽑아내다는 뜻의 extract를 일본말 투로 소리를 낸겁니다.
'진액'으로 다듬어서 쓰라고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와 있습니다.

토요일 아침 8:24, KBS1에서 '오케바리'라고 했습니다.
오케이(OK)를 일본어투로 읽은 것이라고도 하고,
'결정했어'라는 뜻의 일본말 お決(おきまり, 오키마리)에서 왔다고도 합니다.
'좋아'나 '아주 좋아'라고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토요일 아침 8:30, KBS2에서 '땡땡이 무늬'라고 했습니다.
땡땡(ててん)은 점점(点点)의 일본소리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모양, 물방울이 떨어진 모양"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말이 아닙니다.
여기에 어울리는 우리말은,
'물방울무늬'나, '점박이 무늬'입니다.

토요일 아침 8:51, MBC에서 인터뷰하면서 출연자가 자기 남편을 '아빠'라고 했습니다.
인터뷰하신 분이 잘못하신 것이지만, 방송국에서는 그 말을 내보내지 않거나, 인터뷰를 다시 하는 게 옳다고 봅니다.

토요일 저녁 7:05, KBS2에서 '잉꼬부부'라고 했습니다.
잉꼬는 鸚哥를 일본에서 いんこ라 쓰고[잉고]라 읽는 데서 왔습니다.
'원앙 부부'라고 하는 게 좋습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잉꼬부부를 '원앙 부부'로 다듬어서 쓰라고 나와 있습니다.

토요일 저녁 7:47, SBS에서 '제 3탄'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샘씨(수사) 앞에 붙어 "그 숫자에 해당하는 차례"를 뜻하는 '제(第)'는 앞가지(접두사)이니 다음에 오는 낱말과 붙여써야 바릅니다.

일요일 아침 7:46, MBC에서 '뇌두'라고 했습니다.
"인삼, 도라지, 더덕 따위의 뿌리에서 싹이 나오는 대가리 부분"은 노두(蘆頭)입니다.

일요일 아침 8:39, MBC에서 '깜짝 놀랬잖아'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놀랐잖아'가 맞습니다.

일요일 아침 8:46, MBC에서 '피로회복'이라는 말을 했는데, "원기회복과 피로회복에 좋다."고 말했습니다.
원기회복과 피로회복은 정 반대의 말인데 어떻게 같이 좋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편지를 쓰면서 궁금한 게 하나 있습니다.
방송국에는 문서편집기인 hwp하나도 없나 봅니다.
hwp에서 글을 쓰다 보면 엉터리 맞춤법은 거의 다 빨간 줄이 나오는데...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480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0393
2674 [2013/10/28] 우리말) 틀리기 쉬운 높임말 머니북 2013-10-28 424176
2673 [2014/01/10] 우리말) 사물 존대 동영상 머니북 2014-01-10 143905
2672 [2007/02/22] 우리말) 어제 받은 답장 몇 개 [8] id: moneyplan 2007-02-22 99524
2671 [2006/12/19] 우리말) 봇물을 이루다? id: moneyplan 2006-12-19 55710
2670 [2010/01/12] 우리말) 한판과 한 판 id: moneyplan 2010-01-12 52100
2669 [2011/12/15] 우리말) 따 논 당상 --> 떼어 놓은 당상 머니북 2011-12-16 20328
2668 [2011/11/25] 우리말) 십여 명 머니북 2011-11-25 19598
2667 [2008/03/07] 우리말) 발췌, 발취, 발초 id: moneyplan 2008-03-07 18179
2666 [2012/08/08] 우리말) 석패 머니북 2012-08-08 18094
2665 [2011/11/29] 우리말) 재시합과 재경기 머니북 2011-11-29 17802
2664 [2011/12/08] 우리말) 소반다듬이 머니북 2011-12-08 17362
2663 [2011/12/19] 우리말) 종군위안부 머니북 2011-12-19 17100
2662 [2011/11/18] 우리말) 댓글 소개 머니북 2011-11-18 16242
2661 [2006/08/18] 우리말) '당분간'이 아니라 '얼마 동안' id: moneyplan 2006-08-18 16187
2660 [2013/03/06] 우리말) 세꼬시는 뼈째회로 쓰는 게 좋습니다 머니북 2013-03-06 15705
2659 [2012/08/10] 우리말) 도합과 모두 머니북 2012-08-10 15222
2658 [2011/11/24] 우리말) 자주 틀리는 맞춤법 머니북 2011-11-24 14133
2657 [2013/03/06] 우리말) 개그맨, 한글 박사가 되다 방송인 정재환 머니북 2013-03-06 14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