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01] 우리말) 어영부영

조회 수 11696 추천 수 0 2015.09.02 08:18:19

.

안녕하세요.

벌써 9월입니다.
어영부영 하다보니...

오늘은 예전에 보낸 '어영부영'을 보내드립니다. ^^*

아래는 지난 2009년에 보냈던 편지입니다.

 

[어영부영]

안녕하세요.

무척 춥네요. 아무리 추워도 고향은 가야겠죠?
그래도 저는 행복합니다. 찾아갈 고향이 있고, 고향에 저를 기다려주시는 어머니도 계시니까요.
그러면서도 한 살 더 먹는 것은 아무래도 싫습니다.
만날 어영부영 살아서 그런가 봅니다. 

어영부영 이라는 어찌씨(부사)를 잘 아시죠?
이 낱말의 뿌리는 가슴 아픈 역사에 있습니다.
'을씨년스럽다'가 을사늑약에서 왔다는 것은 다 아실 겁니다.
어영부영도 바로 그때 나온 낱말입니다.

조선 시대에 둔 오군영의 하나가 어영청입니다.
조선 시대에는 규율이 엄격했으나 나라가 어지러워지니 군기가 빠져 엉망이었다고 합니다.
이를 보고 당시 백성이 어영청은 군대도 아니라며 '어영비영'이라고 비꼰 것이 어영부영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뚜렷하거나 적극적인 의지가 없이 되는대로 행동하는 모양."을 뜻하는 어찌씨(부사)로 쓰이기도 하고,
움직씨(동사)로도 씁니다.
그는 온종일 거리에서 어영부영 시간을 보냈다, 보상금 몇 푼 받은 것도 어영부영 다 써 버렸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분명하게 해야지 어영부영하면 안 된다,  평생을 어영부영할 셈인가?처럼 씁니다.

세상을 어영부영 살면 안 되지만,
어떻게 사는 게 어영부영 사는 것이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살지 않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4403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9707
2216 [2015/09/22] 우리말) 한가위 뫼돌보기 머니북 2015-09-23 8051
2215 [2015/09/21] 우리말) 물나팔과 물방귀 머니북 2015-09-21 5585
2214 [2015/09/18] 우리말) 물속에서 숨을 내쉬어 꾸르륵 소리 내는 것 머니북 2015-09-18 5476
2213 [2015/09/17] 우리말) 수치레 머니북 2015-09-17 8906
2212 [2015/09/16] 우리말) 정의 -> 뜻매김 머니북 2015-09-16 7794
2211 [2015/09/15] 우리말) 덕분/때문, 누출/배출 머니북 2015-09-15 5329
2210 [2015/09/14] 우리말) 꺼메지다와 까매지다 머니북 2015-09-14 6709
2209 [2015/09/11] 우리말) 빌다와 빌리다 머니북 2015-09-11 8121
2208 [2015/09/10] 우리말) 거덜나다 머니북 2015-09-11 8018
2207 [2015/09/09] 우리말) 여탐과 예탐 머니북 2015-09-11 5154
2206 [2015/09/08] 우리말) 리터 단위 머니북 2015-09-08 8078
» [2015/09/01] 우리말) 어영부영 머니북 2015-09-02 11696
2204 [2015/08/31] 우리말) 아들이삭 머니북 2015-08-31 8019
2203 [2015/08/28] 우리말) 백중 머니북 2015-08-31 6102
2202 [2015/08/27] 우리말) 쾨쾨하다와 쾌쾌하다 머니북 2015-08-31 5903
2201 [2015/08/26] 우리말) 붓다(2) 머니북 2015-08-26 4226
2200 [2015/08/25] 우리말) 간이 크다와 붓다 머니북 2015-08-25 6751
2199 [2015/08/24] 우리말) 풋낯과 풋인사 머니북 2015-08-25 3832
2198 [2015/08/21] 우리말) 쫀쫀한 사람이 필요해! 머니북 2015-08-24 11363
2197 [2015/08/20] 우리말) 배지 머니북 2015-08-20 4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