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지난 2009년에 보냈던 편지입니다.
[예탐과 여탐]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정신이 없네요. 이것저것 처리하다 편지가 좀 늦었습니다.
어젯밤 11:40에 SBS에서 남자에게 "명문대를 나온 재원"이라고 했고, 자막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재원'은 "재주가 뛰어난 젊은 여자."를 뜻합니다.
아침에 북한이 또 뚱딴지같은 이야기를 했네요. 며칠 전에 '뚱딴지'가 뭐라는 것을 말씀드렸는데요. 애자와 뭐가 다르냐고 물어보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애자가 바로 뚱딴지입니다. 애자는 일본에서 온 한자어로 국립국어원에서 '뚱딴지'로 다듬었습니다.
요즘 제 일터에 자리이동이 있습니다. 실은 설 전에 인사가 있을 것 같았는데, 높으신 분들의 결심을 얻지 못했었는지 조금 늦어졌네요. 우리말에 예탐(豫探)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미리 탐지한다는 뜻이죠. 이 말이 바뀌어 '여탐'이 되었고, "무슨 일이 있을 때 웃어른의 뜻을 알고자 미리 여쭘"이라는 뜻으로 씁니다. 어르신의 지혜와 경험을 빌리는 것이죠. 말 뿌리는 예탐이라는 한자이지만 여탐으로 바꿔 우리 민족의 얼을 담은 다면 그 또한 멋진 우리 고유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벌써 주말이고 2009년 한 달이 다 갔습니다. 세월이 이렇게 빠릅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