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16] 우리말) 정의 -> 뜻매김

조회 수 5829 추천 수 0 2015.09.16 18:30:16

정의는 한자 定義인데요.
이를 이르는 순우리말이 있습니다.
바로 '뜻매김'입니다.

안녕하세요.

무더운 여름이 가고 날씨가 조금씩 서늘해지니 여기저기서 학회를 한다는 소식이 있네요.
학회는 "학문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더욱 발전하게 하기 위하여 공부하는 사람들이 만든 모임"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학문에서는 정의가 매우 중요합니다.
학문에서 쓰는 말이나 사물의 뜻을 명백하게 밝혀 규정하는 것을 '정의'라고 합니다.
그 정의가 제대로 되어 있어야 관련 학문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정의는 한자 定義인데요.
이를 이르는 순우리말이 있습니다.
바로 '뜻매김'입니다.
말이나 사물의 뜻을 확실하게 매기는 일이니 '뜻매김'이죠. ^^*

우리말은 이렇게 쉽습니다.
굳이 어려운 말을 해야만 학문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2008년에 한국일보에 실린 칼럼을 하나 소개합니다.
'우리말로 학문하기'라는 제목입니다.

http://www.hankookilbo.com/v/196508af110047d99e9d600dea9ef2df

고맙습니다.

아래는 지난 2009년에 보냈던 편지입니다.

 

[월파와 달물결]

안녕하세요.

오늘이 대보름입니다.
커다란 둥근 달을 보며 올해도 많이 웃고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빌어보세요. ^^*

제 일터인 농촌진흥청에는 큰 호수가 있습니다.
편하게 농사지으라고 정조대왕이 만든 저수지입니다.
어제 집에 가면서 그 호수를 보니 하늘에 떠 있는 둥근 달이 물 위에도 떠 있더군요.
제가 문학소년인 것도 아닌데 밝은 달을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

'월파'라는 낱말을 아세요?
月波라 쓰고 "달빛이나 달그림자가 비치는 물결"을 뜻합니다.
이 월파의 토박이말이 '달물결'입니다.
말 그대로 달빛에 은은히 비낀 물결이라는 뜻이 될 겁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국어사전에서 '달물결'을 찾아보면 "월파의 북한어"라고 나옵니다.
우리는 왜 이런 좋은 낱말을 살려 쓰지 못할까요?
멋진 토박이말을 사전에 올려 많이 쓰도록 알려야 할 것 같은데,
사전이 그런 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둥근 보름달도 보시고,
달물결도 보시면서 좋은 소원 빌어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4219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9877
496 [2014/06/26] 우리말) 탄하다와 탓하다 머니북 2014-06-26 4423
495 [2016/12/07] 우리말) 중앙일보 만평에 나온 낱말 머니북 2016-12-07 4422
494 [2014/02/18] 우리말) 결 머니북 2014-02-18 4422
493 [2010/06/03] 우리말) 데구루루 moneybook 2010-06-03 4422
492 [2009/08/15] 우리말) 광복절 맞아 김영조 소장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id: moneyplan 2009-08-17 4422
491 [2008/07/16] 우리말) 에어컨 샀습니다 id: moneyplan 2008-07-17 4422
490 [2015/09/24] 우리말) 다르다와 틀리다 머니북 2015-09-30 4421
489 [2014/10/210] 우리말) 비가 그치겠죠? 머니북 2014-10-21 4421
488 [2009/04/08] 우리말) 해님과 햇님 id: moneyplan 2009-04-08 4421
487 [2007/10/12] 우리말) 짬짜미 id: moneyplan 2007-10-13 4421
486 [2010/11/01] 우리말) 거치적거리다 moneybook 2010-11-01 4420
485 [2015/06/15] 우리말) 날개짓 -> 날갯짓 머니북 2015-06-17 4419
484 [2010/09/28] 우리말) 벼 향기 moneybook 2010-09-28 4419
483 [2009/02/09] 우리말) 쥐꼬리와 쥐 꼬리 id: moneyplan 2009-02-10 4419
482 [2014/03/27] 우리말) 시월 머니북 2014-03-28 4418
481 [2015/11/09] 우리말) 이제야와 이제사 머니북 2015-11-09 4417
480 [2010/12/03] 우리말) 착한 몸매? moneybook 2010-12-03 4417
479 [2009/12/31] 우리말) 국립국어원에 들어온 가장 헷갈리는 말 id: moneyplan 2009-12-31 4417
478 [2010/04/23] 우리말) 종자의 소중함과 라일락 꽃 id: moneyplan 2010-04-23 4416
477 [2010/02/22] 우리말) 우와기와 한소데 id: moneyplan 2010-02-22 4416